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구역. /그래픽=정서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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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 개발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주택 공급 규모를 놓고 서울시와 정부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올해 계획했던 토지 매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여권에선 민간 매각 방식을 전면 수정해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공공 개발로 바꾸자는 주장도 나왔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사업 시행자인 코레일과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올해 용산국제업무지구 18개 필지 중 3~5개를 올해 중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조성토지 공급 계획이 나오지 않아 토지 매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조성 토지 공급 계획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사업 시행자가 토지를 매각할 때 세우는 계획으로, 공급 대상 토지의 용도, 면적, 가격, 공급 대상자 자격 요건 및 선정 방법 등의 내용이 담긴다. 공급 계획은 시·도지사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후 ‘공급 지침 수립→공고→사업자 선정→계약’ 등의 절차를 거쳐야 착공할 수 있다. 김용학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3일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 회의에서 토지 매수 의사를 가진 사업체와 접촉하는 단계냐는 질의에 “공급 지침을 정리해야 하는 단계인데 주택 공급 가구 수 때문에 (어렵다)”라고 했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주택 공급 규모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6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국토부가 1월 29일 주택 공급 대책 발표 때 1만 가구를 제시했다. 시는 학교 등 기반 시설 수용 한계 등을 고려해 최대 8000가구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정부는 1만 가구 공급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시가 목표한 일정 내 착공 및 입주가 어려워 보인다. 시는 2028년까지 도로·공원 등 기반 시설을 조성하고 민간 건축물을 착공해 2030년 입주한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주택 분양은 2027년 말로 계획했다. 시는 지난해 12월 기반 시설 공사에 착공했으며, 다음 달엔 현장 사무실을 설치하고 부지 조성, 공동구 설치 등의 공사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었다.
서울 용산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에서 내려다 본 국제업무지구(옛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 현장. /정민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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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리자는 주장까지 나오자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용산정비창 부지 매각 대신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공공개발 전환을 제안했고,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18일 페이스북에 김 이사장을 만난 사진을 올리며 “용산정비창을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국민연금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구독형 주택 2만 가구를 공급하는 개발 방안을 제안했다”고 했다.
공공이 토지 소유권을 그대로 갖고 있고 국민연금이 사업자로 참여해 토지 임대료와 운영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의 공공 개발 사업으로 전환하자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통해 분양 주택이 아닌 임대 주택을 2만 가구 공급하겠다는 것이 박 예비후보의 주장이다. 분양보다 ‘질 좋은 임대주택’을 확대하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평소 공공주택을 분양보다 임대 형태로 공급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학계 관계자는 “공공분양 시 싼 값에 주택을 분양 받아 시세 차익을 얻게 되는 것은 최초 분양자”라며 ”그래서 임대주택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인데, 서울의 노른자 땅에 임대주택을 2만 가구나 넣는 것이 경제적 효능이 있는지는 따져볼 문제다”라고 했다.
김보연 기자(kb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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