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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2 (일)

    “48시간을 산다” 소비 공식 달라져…유통가 덮친 ‘시성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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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차를 쓰지 않고도 해외를 다녀올 수 있는 ‘무박 2일 여행’이 다시 확산되는 가운데, 소비 시장 전반에서 ‘시간 대비 만족’을 극대화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던 ‘가성비’에서 나아가, 소비에 투입되는 시간까지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는 ‘시성비’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세계일보

    서울신라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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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선 호텔가는 ‘독점적 미식 경험’을 앞세워 체류 시간 대비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이 선보인 ‘에디션 8’은 정통 광둥식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8코스 메뉴다. 건부레 요리부터 캐비어를 곁들인 랍스터 창펀까지 평소 접하기 어려운 식재료를 활용해 미식가들의 체험 욕구를 자극한다. 일반 중식당 대비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예약 문의가 이어지는 것은 ‘짧은 시간에 강렬한 경험을 얻고 싶다’는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패션 업계에서는 기능성과 디자인을 결합한 ‘믹스매치 전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LF 리복이 출시한 ‘클럽C 로퍼’는 브랜드 대표 운동화 모델의 아웃솔에 클래식 로퍼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이다. 장시간 보행에도 피로감을 줄여주는 쿠셔닝 기능을 강조하면서 출퇴근용 신발과 외출용 신발을 따로 구매하던 소비 패턴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뷰티 시장 역시 단일 기능 제품에서 벗어나 ‘멀티 기능 소비’ 흐름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에이블씨엔씨 어퓨의 ‘라이스 PDRN 너리시 립 엘릭서’는 보습과 피부 컨디션 개선을 동시에 강조했고, 애경산업 에이지투웨니스의 ‘멜라닌 샷 기미 커버 쿠션’은 메이크업과 피부 톤 관리 기능을 결합했다. 색조 화장품이 스킨케어의 연장선으로 인식되는 변화가 소비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여행업계에서는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쓰는 직장인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나투어가 선보인 ‘오사카 밤도깨비 에어텔’은 금요일 퇴근 직후 출발해 일요일 새벽 귀국하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특히 입국 직후 공항 픽업 서비스와 출국 전 호텔 이동 지원을 제공해 여행지에서 소모되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연차 사용 부담 없이 해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2030 직장인층의 수요를 끌어당기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유명 브랜드를 선택하기보다 자신의 생활 리듬에 얼마나 정교하게 맞는지를 더 중요하게 고려한다”며 “시간을 절약하면서도 취향 만족도를 높여주는 상품군이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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