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급 변동성” 해외 경고…버핏지수 200% 상회
“조정으로 과열 완화…상승 여력 여전” 반론도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7.98포인트(0.31%)오른 5781.20으로, 코스닥은 18.04포인트(1.58%) 오른 1161.52로 마감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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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1년 가까이 강세장을 이어오며 글로벌 주요국 증시 가운데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한국 증시의 향후 방향성을 두고 국내외 금융기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외국계 기관은 ‘전형적 버블’이라며 경고를 내놓고 있다. 반면 코스피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22일 금융정보서비스업체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최근 5781.20으로 마감해 지난해 연저점인 4월 9일(2293) 이후 불과 11개월여 만에 150% 넘게 상승해 ‘6천피’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과의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지난달 27일에는 코스피가 장중 한때 6347.41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코스피는 관련 소식이 처음 반영된 이달 3일 7.24% 급락한 데 이어 이튿날인 4일에는 역대 최대 낙폭인 12.06%를 기록했다. 5일에는 9.63% 급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이후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 관련 발언이 나올 때마다 급등락을 반복했고, 이 과정에서 서킷브레이커가 3거래일 간격으로 두 차례 발동되는 등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가 보인 이러한 모습을 ‘전형적 버블 사례’(textbook examples of a bubble)라고 진단했다. 12% 급락 이후 곧바로 10% 내외 급등이 이어지는 지수 움직임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나 닷컴 버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나타난 극도의 변동성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BofA는 수익률과 변동성, 모멘텀, 취약성 등을 반영한 ‘버블 리스크 인디케이터’ 기준으로도 코스피의 거품 위험이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버핏 지수’를 활용하는 투자분석 플랫폼도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매우 고평가’ 상태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버핏지수는 올해 초 180% 수준에 도달한 이후 현재는 200%를 웃도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통상 버핏지수는 100%를 넘으면 고평가, 120% 이상을 과열로 본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이달 초 장중 81.99까지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후에도 50선을 하회하지 않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평가에 대해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론도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이란 사태 직전 국내 증시가 ‘단기적 과열’ 상태였던 것은 사실이나, 이후 ‘격렬한 조정’을 거치며 코스피에 형성됐던 거품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코스피의 추세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위치한다”면서 “코스피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현재 12개월 선행 PER은 9.5배로 10년 평균(10.5배)을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가 급등과 사모대출 부실화 우려, 인공지능(AI) 관련 밸류에이션 논쟁 등 다양한 변수들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이클 하넷 BofA 최고투자전략가는 최근 투자자 노트에서 “2026년 자산 가격 흐름이 2007년 중반에서 2008년 중반 사이의 가격 움직임과 불길할 정도로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등과 AI 거품 우려, 그리고 사모대출 시장 불안은 2008년을 상기시킨다. 블루아울, 블랙록, 모건스탠리, 클리프워터 등이 잇따른 고객들의 환매 요청에 대응하지 못했다. 투자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허 연구원은 “2008년과의 결정적인 차이는 레버리지와 규모”라면서 “2008년 당시 CDO는 자기자본 대비 대출 자산을 30배 이상 보유하고 있었던 반면 사모대출은 2배 이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모대출 규모는 미국 GDP 대비 8% 수준으로, 당시 서브프라임 대출(73%)과는 차이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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