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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2 (일)

    대법 "당기순이익 비례해 정해지는 사기업 성과급은 임금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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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엘엑스글라스 성과급의 임금성 부정해

    단체협약에 지급 근거 있지만 지급 방식이 문제

    앞서 삼성전자 사건서 "일부 성과급=임금" 인정

    이후 여러 사건에서 성과급 임금성 엇갈린 판단

    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대법원이 매출에서 모든 비용을 뺀 당기순이익에 비례해 지급되는 경영성과급의 경우, 단체협약에 지급 근거가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이 보이고 있다. 2026.03.22.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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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대법원이 매출에서 모든 비용을 뺀 당기순이익 액수에 비례해 지급되는 경영성과급은 단체협약에 지급 근거가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임금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최근 성과급의 임금성을 다투는 소송이 잇따르는 가운데 성과급 액수가 자본, 시장 상황 등 '근로 제공'과 관련 없는 요인으로 결정된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엘엑스글라스 근로자 A씨 등 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 보냈다고 22일 밝혔다.

    A씨 등 4명은 엘엑스글라스 군산 공장의 기능직 근로자들로 회사가 확정기여형(DC) 방식의 퇴직연금을 적게 지급했다며 지난 2021년 이번 소송을 냈다.

    이들은 지난 2015~2017년 회사로부터 받은 성과급은 임금으로 볼 수 있는데, 회사가 이를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임금에서 부당하게 뺐다고 주장했다.

    퇴직금은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된 임금 총액을 총일수로 나눈 평균임금에 근속일수를 반영해 정해진다. 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뺐다면 퇴직금도 줄어든다.

    엘엑스글라스 측은 지난 1994년 1월 노사합의로 성과급 제도를 신설하면서 결산 세후 당기순이익이 30억원 이상일 때 구간별로 정한 금액을 지급해 왔다.

    이후 지난 2016년 9월에 맺은 단체협약에 따라 당기순이익 규모별 성과급 지급 기준을 구체화했다.

    예를 들어 회사의 한 해 당기순이익이 30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1억원당 8000원을 곱한 금액을, 50억원 이상 100억원 이하는 1억원당 1만2000원을 곱한 금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A씨 등은 이처럼 성과급이 단체협약에 지급 대상과 조건이 확정돼 있는 형태로 사측에 지급 의무가 있고,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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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 법원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6.03.22.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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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심은 A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측이 성과급을 평균임금에 반영해야 하고, 이를 반영해 다시 산정한 금액을 퇴직연금 계좌에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당기순이익은 매출액에서 모든 비용을 차감한 최종적 결과물로 그 발생 여부나 규모는 근로자들의 근로제공 뿐만 아니라 회사의 자본 및 지출 규모, 시장 상황, 경영 판단 등 다른 요인들에 의해 구조적으로 결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기순이익은 근로자들이 통제하기도 어려운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며 "근로의 양이나 질에 대응하는 대가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엘엑스글라스 측이 성과급을 지급한 이유는 근로의 대가로서 근로자들에게 지급돼야 하는 몫이기 때문이 아니다"라며 "근로자 사기 진작, 근무 의욕 고취, 근로복지의 차원에서 이익을 배분하거나 공유하려는 데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이 지난 2018년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성과급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인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뒤, 사기업에서도 경영성과급을 임금으로 인정해 퇴직금에 반영해 달라는 유사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29일 대법원은 삼성전자의 경영성과급 일종인 '목표 인센티브'에 한해서는 임금으로 볼 수 있다고 인정해 사측 손을 들었던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삼성전자의 목표 인센티브는 취업규칙에 따라 지급 규모가 고정돼 있고, 전략과제 이행 정도 등 사업부의 근로 실적을 함께 반영해 지급액이 정해지는 만큼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단체협약에 지급 근거가 있음에도 성과급의 지급액을 정하는 방식이 근로의 대가와 관계가 없다며 임금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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