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2 (일)

    서울 초고가 아파트, 25억 아래로 ‘가격 수렴’…매물 42% 급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대출 규제 영향에 거래 86%가 15억 이하 집중

    한강벨트 중심 매물 확대·외곽은 공급 제한

    헤럴드경제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22일 부동산 업계와 실거래가 및 매물 데이터를 종합하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기준을 중심으로 가격과 거래가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10·15 대책’을 통해 초고가 주택 기준을 25억원으로 설정하면서, 해당 기준을 중심으로 시장 가격이 형성되는 이른바 ‘수렴 현상’이 관측된다.

    현행 규제에 따르면 2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2억원으로 제한되지만, 15억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15억원 이하 주택은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매수자는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25억원 이하 매물을 선호하고, 매도자는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가격을 해당 구간으로 낮추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대출 가능 금액 차이를 고려한 ‘가격 키 맞추기’가 시장에서 점차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개별 단지 거래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확인된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전용 60.96㎡는 지난 17일 24억원에 거래되며, 하루 전 25억3000만원에 거래된 사례보다 1억3000만원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해당 면적은 지난해 7월 26억원까지 거래된 바 있어, 최근 들어 가격이 낮아진 흐름이 나타난다.

    데이터로도 일부 하향 조정이 확인된다. 부동산 분석업체 집토스에 따르면 10·15 대책 이전 25억~28억원에 거래된 서울 아파트 175개 단지 중 25곳(14.3%)은 대책 이후 가격이 하락했으며, 이 가운데 11곳(6.3%)은 25억원 이하로 내려온 것으로 집계됐다. 집토스 이재윤 대표는 “매수자가 대출을 2억원 더 받기 위해 25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으면서 시세가 대출 규제 커트라인에 맞게 형성되는 추세”라면서도 “초고가 아파트 가격이 전면적으로 낮아지는 단계라기보다 급매물 증가에 따른 상승 둔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매물 증가가 뚜렷하다. 아파트 실거래가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약 두 달 사이 42.4% 증가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구별로는 성동구(93.8%), 강동구(76.5%), 동작구(69.6%), 송파구(69.2%), 마포구(60.4%), 광진구(59.2%), 서초구(52.2%)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성동구의 경우 매물이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한강변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출회가 두드러졌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은 상대적으로 매물 증가가 제한적이다. 같은 기간 강북구(12.4%), 금천구(12.5%), 중랑구(13.7%), 도봉구(17.8%), 구로구(17.9%) 등은 증가율이 10%대에 그쳐 전체 평균(42.4%)을 크게 밑돌았다.

    수요는 명확하게 15억원 이하 구간으로 쏠리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1342건 중 1156건(86.1%)이 15억원 이하에서 이뤄졌다. 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현재까지 등록된 거래의 약 10건 중 9건이 해당 구간에 집중된 셈이다.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지난 1월 78.0%에서 2월 81.4%로 상승한 데 이어, 이달 들어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이러한 쏠림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이달 기준 한강 이북 14개 구의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94.3%로, 한강 이남 11개 구(75.6%)보다 약 2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와 동시에 일부 중저가 단지에서는 가격 상승을 통한 ‘상향 수렴’도 나타난다. 성북구 길음뉴타운5단지 전용 114.93㎡는 이달 1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14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 1월 거래된 13억5000만원 대비 1억원 상승한 수준으로, 15억원 구간에 근접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우리은행 남혁우 부동산연구원은 “보유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대출을 최대 6억원까지 활용할 수 있는 15억원 이하 아파트의 가격 수렴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단기간 가격이 상승한 지역은 매물 증가에도 불구하고 호가가 유지되면서 거래가 관망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