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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3 (월)

    2주째 모습 감춘 모즈타바…이란서 ‘골판지 지도자’ 조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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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즈타바, AI 이미지·성명 대독만

    생사 논란 지속에 ‘골판지 등신대’ 영상도

    서방 “심각한 부상”vs 이란 “보안 위해 은신”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란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된 지 2주가 지났지만 모습을 드러내거나 음성 메시지조차 내놓지 않아 생사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란 내부에선 ‘골판지 아야톨라(시아파 고위 성직자)’라는 조롱도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즈타바가 인공지능(AI)과 대독으로 자신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모즈타바가 살아 있으며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이란 당국자들의 해명에도 많은 이란인들은 점점 그의 생사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데일리

    모즈타바 하메네에 이란 3대 최고지도자(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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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즈타바는 이달 12일 이란 국민을 향한 첫 연설을 내놨는데, 이는 국영TV 여성 뉴스 앵커가 대신 읽어 내려갔다. 그는 20일에도 성명을 발표했지만 이 또한 국영TV를 통해 성우가 대신 읽어 전달했다.

    모즈타바 관련 사진 역시 상당수가 선전을 목적으로 AI로 제작됐고 이란 시각 이미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예컨대 모즈타바의 새 엑스(X, 구 트위터) 프로필 사진은 구글 도구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과거 사진을 바탕으로 구글 AI가 수정한 이미지였다. 통상 이란 대사관은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거의 모든 방에 거는데, 일부 이란 대사관은 아직도 모즈타바의 초상화를 걸지 않고 있다고 WSJ는 짚었다.

    모즈타바(56)의 부친인 전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전쟁이 시작된 첫날인 지난달 28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사했다. 당시 하메네이의 거처에는 모즈타바의 아내와 여동생, 여동생의 어린 아들도 있었다. 서방을 물론 이란 당국자들은 모즈바타 역시 공습 당시 같은 건물 안에 있었고 부상을 입었다고 말하고 있다. 문제는 그 부상이 얼마나 심각하냐는 점이다.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은 이번 주 초 모즈바타가 매우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이것이 이란 지도부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당국자들은 WSJ에 모즈타바가 부상을 입은 것은 맞지만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라면서 보안상의 이유로 숨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정권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붕괴를 유도한다는 목표 아래, 이란의 고위 인사들을 표적으로 삼아 제거하고 있다.

    일각에선 그가 대중의 시야를 피하는 방식이 과거 행보와도 일치한다고 지적한다. 그에 대한 과거 영상 자료 또한 많지 않다.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SWP)의 하미드레자 아지지 연구원은 “그는 절대적인 연속성을 상징한다”며 “정권 지지자들에게는 알리 하메네이의 유산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정권 반대자들은 모즈타바의 두문불출을 조롱하고 있다. 정권 지지자들이 모즈타바 형상을 한 골판지 등신대를 치켜세우는 모습을 담은 AI 생성 영상이 온라인에서 급속히 퍼지기도 했다.

    이에 이란 정부는 모즈타바의 포스터, 대형 광고판 등을 통해 모즈타바와 그의 부친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페드람 코스로네자드 웨스턴 시드니대학 교수는 “이란 정부는 불확실성의 시기에 이란인들을 교육하기 위해 시각적 상징들을 사용하고 있다”며 “‘당신들은 아직 그를 보지 못했을지 몰라도 그가 바로 이런 사람’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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