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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3 (월)

    전쟁 속 이란 대통령 아들 일기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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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왼쪽)과 그의 아들 유세프(인스타그램 캡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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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습이 시작된 지난 2월 28일 이후, 이란의 최고 지도부들이 신변 보호를 위해 일제히 은둔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장남 유세프 페제시키안(44)이 공개한 ‘전쟁 일기’가 베일에 싸인 이란 수뇌부의 긴박한 내부 상황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어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일 뉴욕타임스(NYT)는 물리학 박사이자 대통령 정치 고문인 유세프가 메신저 앱 텔레그램을 통해 전쟁 발발 이후의 소회를 매일 기록하고 있다고 보도했.

    그는 일기에서 "공습이 시작된 뒤로 부친을 직접 보거나 대화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며, 부친을 만나기 위해 반(反)이스라엘 집회 현장까지 찾아갔으나 결국 허사였다고 토로했다.

    그의 기록에는 이스라엘의 표적 살해에 대한 이란 지도부의 극심한 공포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알리 라리자니 사무총장 등 핵심 인사가 잇따라 사망한 상황에서, 유세프는 "일부 정치인들이 공황에 빠진 것 같다"며 "이제 고위직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최우선 과제이자 명예의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유세프는 전쟁 수행 전략을 둘러싼 정부 내의 극심한 견해차도 폭로했다. 그는 전쟁 첫 주 당국자 회의를 회상하며 "가장 큰 쟁점은 '언제까지 싸워야 하는가'였다"고 밝혔다.

    그는 일기에서 "이스라엘이 파괴될 때까지인가, 아니면 이란이 완전히 붕괴해 항복할 때까지인가?"라며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또한, 보복 공격 과정에서 주변 아랍 국가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우방국들이 우리 처지를 이해해줄지 모르겠다"며 외교적 역효과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대통령의 아들로서 그는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기도 했다.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항복하라는 일부 메시지에 대해 그는 "무지하고 망상에 빠진 소리"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은 정치인보다 강하다. 진정한 패배는 우리가 패배감을 느낄 때 찾아온다"며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일기의 마지막은 평범한 아들로서의 간절한 바람으로 끝맺음했다. 그는 부친의 남은 임기 2년이 무사히 지나가 "우리 모두가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전·현직 당국자들을 통해 해당 계정이 유세프의 친필 기록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풍랑 속에서 권력의 핵심부가 겪는 고립과 혼란이 한 지식인의 일기를 통해 국제사회에 날 것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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