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총장, 봉쇄 해제 공동대응 시사
트럼프 최후통첩·美해병대 중동행
지상전 압박…‘6대 요구’ 회담 준비
이란 “발전소 재건까지 봉쇄” 맞불
이런 가운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회원국 외에 한국, 일본, 호주 등 비(非) 회원국 7곳까지 총 22개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위해 공동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4면
뤼터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출연해 “지난 19일 이후 22개국이 호르무즈 해협이 가능한 한 즉시 자유롭고 개방되도록 만들겠다는 그(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 함께 모였다”고 강조했다. 뤼터 총장이 밝힌 공동 대응 참여 국가는 대부분 나토 회원국이지만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비 회원국도 포함됐다.
뤼터 총장은 “현재 이 22개국 그룹이 미국과 함께 군사 인력과 다른 인력의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무엇이 필요한지, 언제 필요한지, 어떻게 이를 함께 할 것인지를 진행하고, 시기가 무르익는 즉시 이를 수행해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과 자유로운 항행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동아시아와 중동, 유럽의 동맹들이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모였거나 의견을 교환했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방안 중 하나로 동맹들이 군함을 보내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을 호위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 안은 대부분의 동맹들이 거절하면서 좌초됐지만, 뤼터 사무총장은 18일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많은 동맹국과 접촉하고 있다. 우리 모두 해협이 다시 열려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위한 회원국들의 논의가 있음을 알렸다.
나토 회원국 대부분은 미국이 동맹국들에 사전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으킨 전쟁에 집단방위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세계 에너지 위기로 직결되는 만큼, 대응방식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 이후 이란은 ‘적국과 연계된 선박’을 제외한 나머지 배의 호르무즈 통행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나토 등 22개국의 연합 대응이 어떤 변수가 될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를 뒷받침하듯 미군의 움직임은 지상전까지도 예고하고 있다. 다수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수천명 규모의 미 해군·해병대 병력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F-35 전투기, 해안 강습용 장갑차의 지원을 받는 보병대대 상륙팀, 미 본토 샌디에이고에서 출발하는 제11 해병 원정단이 중동으로 배치됐다.
확전을 예고하는 미군의 움직임 이면에서는 회담 국면으로의 전환에 대비한 준비 작업이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회담 준비 작업을 시작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특사 스티브 윗코프가 논의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란 내 실권을 쥔 최적의 협상 대상과 중재국을 물색하는 한편, 이란에 보낼 6가지 요구안을 정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5년간 미사일 프로그램을 추진하지 않고 ▷우라늄 농축을 하지 않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작년에 폭격한 ▷나탄즈·포르도·이스파한 핵시설을 해체하는 것 등이 6가지 요구안에 들어간다. 미국의 6대 요구 목록에는 ▷원심분리기와 관련 장비의 생산과 사용에 엄격한 외부의 감시를 받고 ▷미사일 상한은 1000기로 하는 군축 협약을 인접국과 맺으며 ▷헤즈볼라나 후티, 하마스 등 대리세력에 자금을 지원하지 않는 것 등도 포함된다.
이집트와 카타르가 파악해 미국에 전달한 이란의 요구를 보면 즉각적인 휴전, 배상, 향후 전쟁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 등이 필수로 들어간다. 이에 미국은 배상은 논의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악시오스는 상황에 따라 미국이 이란에 동결 자산을 반환하는 것을 배상으로 규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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