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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5 (수)

    “병마보다 무서운 건 보험사 소송”…실손보험, 사적 안전망 역할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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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 횡포, 실손 유치할때는 다 보장되는 것처럼 하더니…치료 중지 특약 강요·제3의료기관 자문 요구 등 소비자 피해사례 속출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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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보험사가 소송을 남발하고 임의로 치료 범위를 축소해 환자들을 경제적 벼랑 끝으로 내몰지 못하도록 강력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주십시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증질환자 피해사례를 통한 실손보험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피해사례 발표자로 선 직장암 환자 김태동 씨는 이같이 말했다.

    6년째 항암 투병 중인 1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인 김태동 씨는 보험사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본인부담상한제'를 통해 국가에서 환급받은 금액이 보험사로부터 '부당이득'이라며 소송을 당한 것이다.

    ◆ "치료비보다 소송이 더 공포"… 공격적으로 변한 보험사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손의료보험이 더 이상 중증 환자들의 사적 안전망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과거 단순히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던 수준을 넘어, 최근에는 환자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이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등 보험사의 대응이 극도로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지적이다.

    최태형 대표 변호사 겸 연세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암처럼 난치성 질환은 치료법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은 특성이 있음에도 오히려 비용 지원이 절실한 중증 환자들에게 보험사의 분쟁이 집중되고 있다"며 "보험사의 지급 기준 모호성과 예측 불가능성이 질병 그 자체보다 더 큰 불안과 공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변호사는 보험사의 대표적인 갑질 사례로 '실제 약관과 다른 안내, '제3의료기관 자문 부동의 시 지급 거절', '향후 특정 치료 미청구 확약(특약) 요구', '암 진단후 2년동안 보험금 지급 안내' 등을 꼽았다. 특히 손해사정사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가 갈리는 이른바 '복불복 지급' 문제가 형평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거절의 무기로 활용하는 '제3의료기관 의료자문' 제도에 대한 신뢰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은 자문의의 소견이 주치의의 진단을 뒤집는 근거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 변호사는 "보험사 연결해준 제3의료기관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의 치료 적정성이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이를 근거로 소송까지 제기한다"며 "의료자문 제도가 보험금 지급 회피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전현욱 금융감독원 보험상품분쟁2국 팀장은 "의료자문의 편중 방지를 위해 실시 대상 선정 기준과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자문 실시율과 부지급률 등을 별도로 공시하고 있다"며 "현재 의료자문 건 중 전부 지급되는 비율은 약 40% 수준이며 전체 청구 건 대비 실시율은 0.1% 이하로 관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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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 실손과 '관리급여'… "치료 접근성 위축될 것"

    향후 도입될 5세대 실손보험 구조와 관련해 정부가 검토 중인 '관리급여' 제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태연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관리급여 제도가 실제로는 보험자의 지급 책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며 "새로운 의료기술이 개발되어도 관리급여라는 틀에 갇혀 비용이 낮게 책정되면, 결국 해당 치료 항목이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환자의 선택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창훈 서울의료원 실장은 "의학 기술 발달에 따라 고가 치료가 저렴해지기도 하고 효과가 극대화되기도 한다"며 "공보험과 사보험(실손)이 협력하여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가 제공될 수 있는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감독당국은 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전현욱 금감원 팀장은 "보험사가 소송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소송 남발을 내부 통제하도록 하고, 승·패소율을 공시하게 하고 있다"며 "특히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2000만원 이하 소액 분쟁은 분쟁 조정 절차가 개시되면 보험사가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지은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총괄과 사무관 또한 "관리급여 제도가 현장과 괴리되지 않도록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진료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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