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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코스닥 1·2부 승강제 도입…“2부 찍히면 ‘돈맥경화’ 올까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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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배구조 개선 없인 ‘무늬만 프리미엄’

    ‘2부 낙인’에 자금조달 부담 우려

    쿠키뉴스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발표된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에는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 △스탠다드 △관리군 세 구역으로 나누고 승강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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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금융당국 주도의 개혁안이 속도를 내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를 성과에 따라 구분해 상위 기업만 모은 ‘프리미엄 리그’와 일반 기업 중심의 ‘스탠다드’로 나누는 승강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지배구조 검증이 프리미엄 리그 안착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되는 가운데 ‘2부 리그’ 낙인효과가 자칫 상장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발표된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에는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 △스탠다드 △관리군 세 구역으로 나누고 승강제를 도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초기 성장 기업과 성숙기 대형주가 혼재되면서 시장 전반의 기업 가치 평가 기준이 흐려졌고, 이로 인해 ‘코스닥은 저평가된다’는 인식이 고착화됐다는 게 당국의 진단이다.

    “쪼개기만 하면 무늬만 프리미엄…2부 기업, 낙인 우려도”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시가총액, 매출·이익, 지배구조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80~170개 안팎의 기업을 1부 프리미엄 리그로 묶는 방식이다. 스탠다드는 현재 코스닥 일반·스케일업 기업이 속한 기본 리그에 해당하고, 관리군은 상장폐지 우려가 크거나 거래 위험이 높은 종목을 별도로 묶어 관리한다. 여기에 프리미엄과 스탠다드 사이에서 승급과 강등이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내부 1·2부제’가 핵심 장치다.

    하지만 시장에선 ‘무늬만 프리미엄’에 대한 경계심이 크다. 코스닥 우량주 가운데서도 대주주 사익 편취나 쪼개기 상장 등 지배구조(거버넌스) 이슈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무 지표 중심의 선별에 그칠 경우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프리미엄 리그 진입 요건에 지배구조 점수나 공시 신뢰도 같은 질적 요소를 얼마나 엄격히 반영하느냐가 제도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인 ‘승강제’를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프리미엄 리그에 편입되면 ETF 매수세 유입으로 주가에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지만, 반대로 스탠다드 리그에 남는 종목은 ‘성장이 정체된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투자심리 위축을 넘어 실질적인 재무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의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프리미엄 리그에 들지 못하면 열위 기업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수급 악화가 주가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사례 벤치마킹… 관건은 ‘질적 개선’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는 유사한 시장 재편을 통해 질적 개선을 이룬 사례도 있다. 미국 나스닥은 이미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일본 거래소(JPX)는 기존 5개 시장을 3개로 재편했다. 일본은 유동 시가총액과 유통 주식 수, 유동 주식 비율 등 상장 유지 기준을 강화하면서 신규 상장은 줄고 상장폐지는 늘어나는 흐름 속에 저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 기업 비중을 축소하는 등 질적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단순한 시장 구분을 넘어 기준과 책임을 함께 강화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코스닥을 두 리그로 나눠 프리미엄 리그를 신설한다고 해서 투자자 자금이 자동으로 유입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KRX300,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등 정책형 지수가 장기 성과 부진으로 투자자들에게 외면받았던 사례가 있다. 결국 리그 구분 자체보다 각 리그의 실질적인 성과와 지배구조 개선 여부가 투자자 판단의 핵심 변수라는 지적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승강제 도입은 기업 간 경쟁을 촉진하고 스타 기업을 육성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프리미엄 리그 선별 기준과 시장 신뢰를 담보할 지배구조 및 공시 요인이 제도의 성패를 가를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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