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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2500번 티눈 수술, 7억원 보험금 타갔어도…"1차 패소한 보험사, 또 무효소송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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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눈 제거 수술을 2500회가량 받고 7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낸 가입자를 상대로 보험사가 "계약 무효"라며 두 번째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이미 앞선 소송에서 패소 확정판결을 받은 만큼, '기판력(확정판결의 구속력)' 원칙에 따라 동일한 계약을 두고 또다시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취지다.
    아시아경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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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이숙연 대법관)은 보험회사 A사가 가입자 B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등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항소심으로 돌려보냈다.

    B씨는 2016년 A사와 '질병수술비' 특별약관이 포함된 보험계약을 맺었다. 이후 B씨는 여러 의료기관을 돌며 티눈 제거를 위한 냉동응고술을 약 2500회 받았고, A사로부터 수술비 명목으로 약 7억원을 수령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A사는 2018년 "B씨가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해 무효"라며 기지급된 보험금 반환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A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고, 이 판결은 2021년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후에도 B씨의 수술과 보험금 청구가 계속되자, A사는 또다시 "계약 당시에 이미 보험사고가 발생해 무효이거나 신뢰 관계 파탄으로 해지돼야 한다"며 두 번째 소송을 냈다. B씨 역시 지급을 거절당한 보험금을 달라며 반소를 제기했다.

    1·2심은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는 수술과 청구가 계속된 것을 전소 변론종결 이후 발생한 사유이자 중대한 '사정 변경'으로 보아, 보험사가 다시 계약 무효를 다툴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이 '기판력' 법리를 오해했다고 지적했다. 두 소송의 핵심 쟁점이 '계약 무효 여부'로 동일한 만큼, 이미 확정된 판결에 반하는 A사의 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란 '새로운 사실관계'를 뜻하며, 기존 사실관계에 대한 새로운 증거가 추가됐거나 법적 평가가 달라진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어느 법률행위가 무효인지는 '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수술 횟수가 늘어난 것은 계약 체결 당시 B씨에게 부정 취득 목적이 있었는지를 뒷받침할 '새로운 증거자료'에 불과할 뿐, 앞선 판결의 효력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사실관계'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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