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사장이 본부장을 임명하는 구조상 수장 공백이 이어지면서 후속 인사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 내부에서는 책임 있는 의사결정보다는 관망 기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주택 공급 등 핵심 정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일러스트 = 최현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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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장 공석에 상임이사도 공백…'시한부 경영 체제'
25일 업계에 따르면 LH는 사장 공석 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임이사 다수의 임기 만료와 공석까지 겹치며 정상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약화된 상황으로, 당분간 '시한부 경영' 체제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LH는 사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상임이사 대부분의 임기가 종료되거나 공석으로 남아 있어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임이사 5명 가운데 4명은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후임자 선임이 지연되면서 직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상임이사 가운데 감사위원은 ▲임원추천위원회 추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 ▲재정경제부장관 제청 ▲대통령 임명을 거쳐 선임된다. 하지만 본부장 직책을 맡게되는 상임이사의 경우 관련 법령과 정관에 따라 사장이 직접 임명권을 행사한다. 현재처럼 사장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는 상임이사 선임 절차 자체가 지연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현재 LH 홈페이지상 사장 직무 대행은 직제상 조경숙 주거복지본부장이 맡고 있다. 이범래 상임감사위원, 박동선 국토도시본부장, 오주헌 공공주택본부장, 김재경 경영관리본부장, 강오순 지역균형본부장, 이상조 스마트건설안전본부장 등의 이름도 올라와 있다.
하지만 공표된 건 다섯명의 상임이사 뿐이다. LH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1급 직위를 가진 간부들을 임원급으로 보지만, 공표되는 자료에서는 상임이사로 공식 선임된 인원만 포함된다"며 "지역본부장 등도 임원 자격은 있으나 모두 상임이사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섯명의 상임이사 가운데 임기가 남은 이사는 김재경 경영관리본부장 한명으로 내년 5월 11일까지 근무를 이어나가게 된다. 나머지 4명의 상임이사는 2년 임기가 만료된 상태다. 조경숙 사장 직무 대행은 지난 2024년 3월 21일 업무를 시작해 지난 20일 임기가 만료됐다. 박동선 국토도시본부장 역시 지난 19일 임기가 종료됐고, 이범래 감사는 지난해 9월 5일, 오주헌 공공주택본부장은 지난해 11월 12일 임기가 만료됐다.
다만 LH 정관에 따라 형식적으로는 공백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관에 따르면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는 규정이 있다.
◆ "언제든 떠날 사람"…리더십 약화·조직 동요 우려
문제는 이 같은 '임기 만료 후 근무' 체제가 조직 운영에 미치는 영향이다. 임기가 종료된 상태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이사들은 구조적으로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제든 교체될 수 있다는 인식이 조직 내부에 퍼질 경우 리더십에 힘이 실리기 어렵고, 중장기 사업보다는 현상 유지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장 공백까지 장기화 되면서 조직 내에서는 책임 있는 결정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는 관망 기조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복지부동'식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고, 전반적인 사기 저하와 공직 기강 해이로 번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LH 개편안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직 분리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내부 불확실성은 한층 확대되고 있다. 인사 공백에 더해 조직 개편 변수까지 겹치면서 내부 동요와 함께 업무 집중도 저하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LH가 핵심적으로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조성 사업과 직접시행 방식의 주택 공급 확대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규모 택지 개발과 공공주택 사업은 토지 보상, 인허가, 착공 등 단계별로 신속한 의사결정이 요구되는데, 현재와 같은 인사 공백과 책임 경영 약화 국면에서는 사업 추진 속도가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주택공급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LH의 공급 일정이 지연될 경우 수도권 주택 공급 안정 정책 전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기가 끝난 상태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구조에서는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조직 개편 이슈까지 겹치면서 내부 분위기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LH는 3기 신도시 등 국가 핵심 공급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인 만큼 인사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정책 추진 동력도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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