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JV 최 회장 우호지분 분류 땐
이사회 구도 향후 9대5 재편 전망
영풍·MBK 측도 이사회 의석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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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의 이사를 선임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회장 측이 최소 2명의 우호 인사를 이사회에 진입시키며 경영권 수성에 성공했다. 최 회장과 경영권을 두고 다투는 영풍·MBK파트너스도 2명의 신규 이사 진입을 통해 이사회 의석을 늘렸다. 이날 정관 변경 관련 핵심 안건은 부결됐고 이사 보수 한도를 늘리는 안건은 승인됐다.
최 회장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진행된 고려아연 정기 주총에서 표결을 거쳐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황덕남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로 뽑혔고 미국 합작법인(JV)인 크루시블 JV 측 인물인 Walter Field McLallen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도 가결됐다. 크루시블 JV는 통상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된다. 영풍·MBK 측은 최연석 기타비상무이사, 이선숙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신규 진입시켰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본래 최 회장 측 이사가 11명, 영풍·MBK 측 이사가 4명이었다.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6명의 이사를 제외하면 최 회장 측 6명 대 영풍·MBK 측 3명의 구도로 분석됐다. 이날 주총 결과에 따라 최 회장 측은 많게는 9명의 이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영풍·MBK도 이사회 내 의석을 5명으로 늘리며 핵심 안건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지분 40% 이상을 가진 최대주주다.
정관 변경 안건은 다수 부결됐다. 유미개발이 제안해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하는 의안은 찬성률이 정관 변경에 필요한 특별결의 요건에 미치지 못했다. 영풍·MBK 측이 주주제안한 △액면분할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명시 △집행임원제 도입 안건도 모두 부결됐다. 개정 상법을 단순 반영하거나 오탈자를 고치는 안건만 90%를 웃도는 찬성률로 특별결의 문턱을 넘었다.
이사 보수한도 증액 안건은 승인됐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지난해 100억 원이었던 이사 보수 한도를 120억 원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 안건은 찬성표가 966만 표, 반대표가 861만 표로 치열하게 맞붙었지만 주총 일반결의 승인 요건을 넘겼다. 영풍·MBK 측 제안으로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을 개정하고 명예회장을 지급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안건도 표결을 거쳐 승인됐다.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보수, 퇴직금 규정과 관련해서는 앞서 한국거버넌스포럼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됐었다. 김보영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선임 안건은 찬성률이 약 68%로 일반결의 요건을 크게 넘겼다.
한편 이날 주총 행사장에서는 해외 의결권 해석 방식을 두고 양측이 강하게 충돌했다. 고려아연은 선임하는 이사 수에 따라 의결권이 배수로 부여되는 집중투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해외 기관 일부는 현재 예탁결제원의 시스템상 부여된 의결권 배수를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는 방식인데, 이를 근거로 고려아연이 해외 기관의 의결권을 재배분하겠다고 하자 영풍·MBK 측 주주들은 이를 ‘의결권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며 맞섰다. 이날 오후 4시께부터 10여 분간 주주총회장에서 고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주주총회 의장인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표결을 강행해 이사 선임 안건은 표결됐다.
이에 대해 자본시장 관계자는 “집중투표제에서는 수백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릴 수 있는 만큼 표결 기준 자체를 바꾸는 것은 이사회 구성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주주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한 방안을 적용한 것”이라며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한편 외부전문가들의 자문과 법률 검토를 거쳐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주주총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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