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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강남·용산에 ‘채권입찰제’ 도입…“로또청약 없다”vs“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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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안태준 “청약 과도한 수요 방지할 것”

    개발 이익은 공공에…주거복지 비용으로

    “더 쓸수록 가능성↑”…현금 부자 유리

    “분상제 손질해 공급 늘려야” 지적도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강남 3구와 용산 민간주택 분양에 ‘주택채권입찰제’ 도입하는 법안이 발의되며 로또청약을 막아낼 묘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사실상 현금부자들만 분양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법안이라는 반박도 제기된다.

    이데일리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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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강남 3구와 용산에 주택채권입찰제를 도입하는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안 의원은 제안 이유를 통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의 청약이 ‘로또 청약’으로 불리며 주택가격 안정화라는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투기적 수요만 부추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채권입찰제를 재도입함으로써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청약에 과도한 수요가 몰리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주택채권입찰제는 청약자가 일정 규모의 주택채권 매입액을 제시하고 이를 기준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제도다. 안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채권 상한액은 인근 지역 시세의 100%에 미달하도록 했다. 예컨대 시세 10억원짜리 주택이 분양가 7억원에 나와 있으면 최대 3억원까지 매입액을 제시할 수 있다. 2006년 판교 신도시 당시 도입된 해당 제도는 ‘더 많이 돈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당첨되는 구조라 현금 경쟁이라는 비판 속 2013년 사실상 폐지됐다.

    채권입찰제 도입을 통해 그간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이른바 ‘로또 청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지역의 경우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절반 수준인 경우가 있었다. 래미안 원펜타스의 경우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는 23억 3310만원이었는데, 인근 시세는 약 45억원에 달해 당첨시 약 20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안 의원실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된 민간주택 23곳에서 최대 1조 5000억원의 시세차익을 환수할 수 있다.

    이렇게 환수한 금액을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가 있는 상황에서 개발 이익을 건설사가 가져가느냐 수분양자가 가져가느냐 문제가 있었다”며 “채권입찰제는 이러한 개발 이익을 공공이 거두고 일정 부분을 주거복지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채권입찰제가 도입될 경우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낮춘다’는 분양가상한제의 취지 자체가 무너지게 돼 청약마저 현금 부자들의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채권입찰제 특성상 채권 매입액 자체가 높아야 하는데,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실수요자들은 자금 여력이 충분한 청약자에게 밀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결국 채권입찰제가 도입되면 더 많이 쓸 수 있는, 돈 많은 사람들이 유리해지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며 “과거에도 했던 방식을 우려먹는 것인데 이는 시장에 혼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근본적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손질해 로또 청약을 막고 이를 기반으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현재 (시세) 70% 수준인 분양가 상한제를 90%로 올려 로또 청약 문제를 해결한다면 채권입찰제가 필요가 없다”며 “시세의 90%까지 올린다면 정비사업 사업성이 개선돼 공급이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집값 안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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