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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엄청난 선물’ 받았다는 트럼프… 호르무즈에는 美 해병대 수천 명 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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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이란이 협상에 대한 선의 표시로 엄청난 가치를 지닌 선물을 줬다”고 밝혔다. 전날 25일간 지속된 중동 분쟁을 완전히 종식하기 위한 평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이틀 연속으로 내놓은 이란에 유화적인 발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겉으로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것과 달리 이면에서는 중동 지역에 수천 명 규모에 달하는 해병대 등 대규모 추가 병력을 속속 배치하며 군사적 압박 강도를 좀처럼 낮추지 않고 있다. 최강 수준 무력 시위와 물밑 평화 교섭을 동시에 병행함으로써 향후 전개될 정국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이란을 강력히 옥죄려는 고도화된 기만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선비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24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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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이 협상 과정에서 막대한 액수에 달하는 매우 가치 있는 선물을 줬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선물이 정확히 무엇인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핵이 아니라 석유·가스와 관련된, (호르무즈) 해협 흐름에 관한 사항”이라며 “엄청나게 가치있는 선물로, 당신들도 그 선물이 무엇인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 또 “이란이 핵무기와 우라늄 보유를 포기하는 조건에 동의했다”며 양측 모두 타결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합의에 최종적으로 이를 경우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공동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이겼다”는 승리 선언도 이어갔다.

    실제 갈등 진앙인 해협 현장에서는 무력 봉쇄가 다소 느슨해지며 긍정적인 긴장 완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란 현지 타스님 통신은 태국 국적 선박이 24일 오전에 이 중요한 해협을 아무런 제지 없이 무사히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이 벌인 전방위적 군사 공세에 반발해 해협을 전면 통제하고 자국과 우호적인 국가 선박만 제한적으로 통행을 허용해 왔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상선 통과 허용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칭한 선물이자 이란이 먼저 교섭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유화 조치라고 분석했다. 이란 내부에서는 이번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1500명을 넘어섰다. 주요 국가 인프라가 잇따라 파괴되는 등 물적·인적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더 이상 파국을 막기 위해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온건파 목소리가 힘을 얻는 추세다.

    다만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는 군사적 긴장감은 여전히 팽팽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낙관적인 협상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중무장한 미 해병대 병력과 제82공수사단 병력 3000명을 긴급 이동시키는 등 전방위 군사력을 속속 보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 재임 시절부터 동맹국과 적성국 모두에 압박과 달래기를 수시로 오가는 고유한 외교를 선보여 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핵심 에너지 시설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섬뜩한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후 이란 측과 고위급 대화가 오간 뒤에야 공격 시한을 5일 연장했다. 현재 이란 정부는 공식적으로 교섭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이집트와 파키스탄, 튀르키예 등의 중재 하에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간접적으로 활발히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제사회와 중동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벼랑 끝 전술과 온건책이 결합된 강온 양면 작전이 어떤 파장을 낳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니 시트리노비츠 이스라엘 군사정보국 전 이란 담당관은 소셜미디어에 “이란 핵심 에너지 인프라를 무리하게 타격하면 직접적이고 중대한 보복이 연쇄적으로 촉발될 것임을 미국 수뇌부가 명확히 이해했기 때문에 트럼프가 먼저 한발 물러선 것”이라고 전했다.

    찰스 쿱찬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미국 행정부는 비현실적인 정권 전복이 아닌 철저한 통제와 점진적 개혁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목표를 낮춰야만 예기치 못한 확전과 분쟁 통제력 상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외교적 해법을 촉구했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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