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조카, 치매 모친 홀로 부양
신변 비관 범행 결심..."함께 죽으려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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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해양경찰서는 지적장애가 있는 조카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A씨(60대)를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2일 밤 경주 한 항·포구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조카 B씨(30대)와 함께 바다에 들어간 뒤 B씨가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고도 구조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인근 해안가로 이동해 함께 바다에 들어가 혼자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이 먼저 바다로 뛰어든 뒤 조카를 유인해 이 같은 짓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약물 탓에 정신이 혼미해진 B씨는 자력으로 바다에서 나오지 못해 사망했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함께 죽으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부터 약 6년 간 B씨와 치매를 앓는 모친을 홀로 부양하다 신변을 비관해 범행을 결심한 후 장소, 방법 등을 계획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투숙 중이던 숙소에 있는 모친에게도 수면제를 먹인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해경 측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이니만큼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며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과 현장 조사, CCTV 확보 등 추가 수사를 통해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간병으로 인한 비극적 사건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초 경기 고양시에서도 80대 여성을 살해한 부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오랜 병환을 겪은 아내이자 어머니를 부양하며 긴 시간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병인 역할을 도맡고 있는 가족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가장 크게 호소하고 있다. 금액적 부담이 돼 요양기관의 힘을 빌리기도 여간 쉽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2.7%였던 간병비 인상률은 2023년 9.3%로 크게 올랐다. 한 달 간병비 지출액만 4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치매 가족을 돌보는 일은 말 그대로 인생을 갈아 넣는 일”이라며 “초고령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간병을 국가가 분담하는 사회적 책임으로 여기는 체계를 강화해야 하고, 현재 마련된 치매 돌봄 제도를 가족이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전달하는 것 역시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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