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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사설] '종량제봉투 사재기' 결코 자랑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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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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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곳곳에서 쓰레기 종량제봉투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남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들이 제작 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현황 파악에 나섰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나프타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파장이 종량제 봉투로까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엊그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20리터짜리 종량제봉투를 30개 쟁여놨다는 등 대량으로 사재기했다는 글이 수십 건 게시됐다. 마트를 몇 군데 돌았는데 종량제봉투가 없어서 빈 손으로 돌아왔다는 글도 있다.

    24일 비수도권 지역의 한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종량제봉투를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한다. 3~5묶음씩 봉투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면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1인당 2장으로 구매 제한을 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재고를 잘 파악해 상황에 맞게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한다.

    종량제봉투 원료인 폴리에틸렌은 원유를 가열해서 추출한 나프타를 이용해 제조하는데, 국내로 들어오는 나프타 물량의 절반 가량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다. 나프타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LG화학 여수산단 나프타분해시설 2공장은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정부는 나프타 재고가 빠듯한 상황을 고려해 매점매석을 금지하고 수출 제한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나프타의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려 숨통을 트이게 한다는 전략이다. 석유화학제품의 기본 소재로 산업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의 수급 차질로 공장 가동이 추가되는 일은 없게 해야 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마스크 사재기가 기승을 부려 곤혹을 치른 적이 있다. 마스크 수만장을 사들여 해외로 수출하거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대량 판매하려한 유통업자들이 적발되기도 했다. 300원짜리 마스크를 3500~4000원씩 받고 팔아 폭리를 취하기도 했다.

    이런 악덕 업자들이 있는 반면 전국적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미담 사례도 잇따랐다.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손님이 크게 줄어들자 점포 임대료를 절반 깎아준 건물주도 등장했다. 미세먼지 예방용으로 지원받았던 마스크 30개를 주민센터에 전달한 기초생활수급자도 나왔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1970년대 오일 쇼크보다 심하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고유가가 이어지자 25일 0시부터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차량 5부제 시행에 들어갔다. 전기차와 수소차를 제외하고 의무적으로 적용받는다. 자율 참여에 맡겨진 민간 부문의 호응이 어느 정도일 지 주목된다.

    지금 중동 전쟁이 끝난다해도 원유 수급은 3~6개월 정도는 지나야 정상화된다는 분석도 있다. 파괴된 유전과 정유시설을 복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숙한 시민 의식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다.

    이런 가운데 "종량제봉투를 미리 쟁여둔 내가 승자"라거나 "종량제봉투 대란이라 편의점 여러 곳을 돌면서 몇 십장 확보했다"는 등의 글을 온라인에 올리면서 사재기를 부추기는 소비자들도 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자체들은 당분간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불안 심리로 가격과 상관없이 생필품을 서둘러 대량으로 사들이는 이른바 '패닉 구매'는 물가 상승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인식했으면 한다. 사재기는 자랑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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