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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안정적인 삶 포기”…한국軍 ‘재입대’한 37살 미군 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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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군인 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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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 대위로 전역해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던 30대 한국계 남성이 한국군에 재입대했다. 그는 현재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한참 어린 전우들과 훈련병 생활 중이다.

    사연의 주인공은 육군훈련소 28교육연대 이재원 훈련병이다. 지난 4일 국방일보 홈페이지 ‘훈련병의 편지’에는 이 훈련병이 작성한 “4대째 이어지는 충성”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이 훈련병은 14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육군 예비역 대령인 할아버지, 중위로 복무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인의 길을 걸었다. 성조기를 가슴에 달고 미군 중대장으로서 부대원을 이끈 경험도 있다.

    그러나 이 훈련병은 대한민국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제 뿌리의 시작은 더 깊은 곳에 있었다”면서 자신이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을 위해 모든 걸 바쳤던 독립유공자 증조할아버지의 후손이라고 밝혔다.

    이 훈련병의 아내는 한국을 그리워하는 남편의 마음을 이해했다. 미군 대위 시절,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만난 영국인 아내는 이 훈련병보다 한국 정서와 문화를 사랑했다. 그는 “미 연방정부 공무원의 안정적인 삶을 뒤로하고 서른일곱이란 나이에 입대를 결정했을 때 주변의 만류도 많았다”면서도 “아내의 지지는 23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와 국적을 회복하고 병역의 의무를 결심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이 훈련병은 현역 복무를 희망했지만 제도의 벽에 부딪혀 보충역으로 복무하게 됐다. 그는 “베테랑 군인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현역으로 복무하고 싶었지만 실망하진 않았다”면서 “증조할아버지부터 이어져 온 4대째의 충성은 계급이나 복무 형태에 좌우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훈련병은 훈련소에서 어린 전우들과 땀 흘리며 대한민국 사회복무요원이 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화려하고 깨끗한 장교 정복 대신 땀과 먼지가 묻은 훈련복을 입고 있지만, 마음가짐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하다”면서 “이름 모를 산야에서 독립을 외쳤던 증조할아버지, 평생을 군에 몸담으신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연방정부에서 배운 ‘국가의 책임’이란 가치를 이제 대한민국에서 실천하겠다”며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게 될 앞으로의 시간 동안 4대째 이어지는 군인 가문의 자긍심을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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