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6 (목)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종묘 앞 개발, 영향평가 없이 추진 안 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해 이어 HIA 이행 촉구…"절차적 책임 미루지 말고 과정 공개해야"

    최재헌 위원장 "평가 거쳐야 사업 정당성 확보…대립 대신 논의 나서야"

    연합뉴스

    서울 종묘와 세운4구역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서울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세계유산 전문가들이 서울시를 향해 영향평가를 받을 것을 거듭 촉구했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한국위원회는 25일 누리집에 공개한 성명서에서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은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없이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코모스 한국위원회가 종묘 앞 개발 문제에 공식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입장문을 내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각계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수행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연합뉴스

    세운4구역에 애드벌룬 띄운 서울시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9일 서울 종묘 외대문 밖에서 재개발로 지어질 세운4구역 내 고층 건물과 비슷한 높이의 서울시가 띄운 애드벌룬이 보인다. 서울시는 "국가유산청에서 세운4구역 높이 실증을 위한 종묘 정전 촬영을 불허했으며, 정확한 높이 실증을 위해서는 종묘 안 정전에서 사진 촬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6.1.9 kjhpress@yna.co.kr


    이코모스 한국위원회는 세계유산 보존·관리는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종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유산이며, 그 보존은 국내적 과제를 넘어 국제사회와의 약속"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종묘 주변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은 사후적으로 이뤄지는 대응이 아니라 계획과 인허가 이전의 충분히 이른 단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종묘 앞 개발 문제가 "세계유산의 보존 원칙과 방법을 책임 있게 적용해 유산 보존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함께 모색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연합뉴스

    이코모스 한국위원회가 발표한 입장문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누리집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위원회는 서울시와 국가유산청 등 관계 기관의 적극적인 협의도 당부했다.

    위원회는 "더 이상 절차적 책임을 미루지 말고 독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평가를 시행해 그 과정과 결과를 국민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 추진 계획이 알려진 뒤 수면 위로 드러난 갈등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사업 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당국의 허가 없이 사업 부지 내 11곳에서 최대 약 38m 깊이로 땅을 파는 시추 작업을 했다며 최근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가 국가와 국가유산청 관계자를 상대로 160억원을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 역시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종묘 앞 재개발' 또 충돌…국가유산청, 사업시행자 SH 고발
    (서울=연합뉴스) 국가유산청은 "(세운4구역의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를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협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16일 밝혔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SH 측은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 내에서 11곳을 시추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발굴 현장 시추 모습. 2026.3.16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국가유산청과 서울시 등은 서울시장, 국가유산청장, 종로구청장이 참여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협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장인 최재헌 건국대 지리학과·대학원 세계유산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종묘 앞 개발 사업은 영향평가를 따라야만 사업 추진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향후 이 문제가 국제 무대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올해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 스스로 세계유산을 제대로 지키고 보전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주는 것은 주최국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국가유산청, 세운4구역 관련 브리핑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이종훈 국가유산청 역사유적정책관이 '세운4구역 내 유적 발굴 조사 및 무단 현상 변경 현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3.16 jin90@yna.co.kr


    최 위원장은 "지금 필요한 건 찬반의 소모적 대립이 아니라 공론의 장을 여는 일"이라며 "서울시는 전향적으로 (종묘를 둘러싼) 영향평가를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코모스는 유네스코의 자문기구로, 세계유산 등재 심의와 보존 관리·평가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현재 130여 개국에서 전문가 약 1만명이 활동하고 있다.

    1999년 창립한 이코모스 한국위원회는 한국 문화유산의 보존·관리·활용을 자문하거나 연구한다. 세계유산을 비롯해 문화유산, 건축, 도시공학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묘 앞 세운4구역에 대형 풍선 설치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종묘 맞은편 세운4구역의 고층 건물 재개발을 관련 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25일 서울 세운4구역 부지에서 관계자들이 대형풍선을 설치하고 있다. 이 풍선은 부지 개발 관련 조망 시뮬레이션 위해 설치했다. 2025.12.25 cityboy@yna.co.kr


    ye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