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5 (수)

    대통령 생중계 조회수가 '50'?[현장에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외면받는 국내 대표 영상 플랫폼의 현실

    유튜브, 2차제작물과 조회수에서 월등히 앞서

    국내 플랫폼 정치 부담이 韓플랫폼 성장 저해

    외산 호령 속에 'K콘텐츠' 낙수효과조차 無

    지난 10년간 국내 플랫폼은 사실상 방치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50 VS 14만’

    엄청난 수준의 격차가 보이는 스코어다. 무엇일까. 지난 20일 동영상 플랫폼으로 송출됐던 이재명 대통령의 ‘대한민국 99%의 도약을 위해’라는 영상의 조회수 격차다. 50은 네이버TV 내 KTV 채널의 조회수다. 14만은 유튜브 내 이재명 대통령 공식 채널의 조회수다. (기자가 눌러 보면서 52가 됐다.)

    14만이란 숫자 중 상당수는 이 대통령의 팬덤에서 유입된 결과라고 본다. 그래서 양 플랫폼 간의 객관적 비교를 위해 KTV 채널을 기준으로 비교해 봤다. KTV 유튜브 채널과 KTV의 네이버TV 채널의 조회수 비교다.

    이데일리

    네이버TV에 올라와 있는 국정홍보 영상


    격차는 줄었지만 네이버TV의 초라함이 가려진 것은 아니었다. K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영된 같은 내용의 생중계는 조회수가 3만이었다. ‘좋아요’는 1200개에 달했다.

    물론 두 플랫폼 간의 직접 비교는 넌센스다. 성격과 처한 상황이 너무 다르다. 유튜브는 전 세계인이 보는 보편 플랫폼이 됐고, 네이버TV는 국내 사용자가 전부다. 국내 영상 플랫폼 중에서는 수위(首位)에 있지만 유튜브·넷플릭스 천하에 그 존재감이 미약하다.

    이 같은 격차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가장 큰 것은 시장의 규모다. 두말할 것 없다. 유튜브는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글로벌 생태계가 됐다. 개인 창작자들이 풍부하게 각자 콘텐츠를 올린다. 사용자가 많으니 누구도 이 플랫폼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파급력도 크다.

    청와대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극명하다. KTV 영상 무료화 이후 이 대통령 관련 2차 저작물은 가히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 2월 20일 대전 계룡대에서 열린 육해공 3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 원본 영상은 2개였다. 이후 개인들이 추가 제작한 2차 영상만 278개였다. 이들 영상에서 집계된 조회수만 304만5656회였다.

    국내 플랫폼에 안겨진 정치적 제약도 격차를 키운 듯하다. 한국 정치권은 포털에 엄격한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고 있다. 한 예로 선거철만 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홍역을 치르듯 정치권의 견제와 지탄을 받았다. 최근 수년 동안에는 인공지능(AI)이 사용자 취향에 맞춰 배열한다고 해도 여전히 못 믿는 눈치다. 파급력만 보면 유튜브가 더 큰데, 국내 포털에만 엄격한 정치적 잣대를 들이댄다.

    조금 이야기를 넓히면 국내 영상 플랫폼의 전반적 침체까지 지적할 수 있다. 대통령 콘텐츠는 일부 사례이고 네이버TV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2000년대를 풍미했던 많은 영상 플랫폼은 사라졌다. 강자만이 살아남는 냉혹한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하지만, 한국 플랫폼은 K콘텐츠 낙수효과조차 못 누린 듯하다. 지난 21일 BTS 컴백 공연의 넷플릭스 생중계가 비근한 예다.

    10년 전 넷플릭스가 처음 상륙했을 때가 문득 생각난다. 그때도 국내 플랫폼에 불리한 규제 환경 등이 논의됐다. 그러나 국회 담당 상임위에서는 직접수신율 4% 미만의 지상파 UHD 방송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 이후에는 공영방송 정상화가 주된 화두가 됐다. 지금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 중 어느 누구도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면서 반박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