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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모범적 사용자되라 지시에도…공공기관 '사용자인정 최소화'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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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봉투법 시행 앞서 대응책 모색…"사용자성 부인 자료 확보해야"

    연합뉴스

    구호 외치는 민주노총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지난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3.10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옥성구 기자 = 정부가 공공기관의 '모범적 사용자' 역할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부 공공기관은 노란봉투법 시행에 앞서 사용자성 인정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책을 구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악착같이 임금 적게 주고 착취할 필요 없다. 모범적 사용자가 된다고 생각하고 적정 임금을 지급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25일 이용우·정준호·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기후에너지환경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 17곳의 노란봉투법 대응 계획 문서 등을 확인한 결과, '사용자성 인정 최소화' 계획을 수립한 공공기관이 9곳에 달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지난달 20일 작성한 '노조법 개정안 시행에 따른 법률리스크 관리방안'에서 "JDC 교섭 대응 미흡 시 법적·경영상 부담 확대가 우려된다"며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JDC의 실질적 지배력 여부를 사전에 정비하려는 문구도 있었다. 자회사 관리 방안에서 JDC는 "JDC-자회사 간 인사교류를 최소화하고, 모회사의 실질적 지배력을 오인하게 할 수 있는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서울행정법원은 JDC가 면세점 입주 업체 노조와 단체교섭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한 바 있다.

    한국공항공사(KAC)는 지난해 12월 작성한 '개정 노조법 시행 대응 보고서'에서 "'지휘·명령'으로 오해될 수 있는 용어는 '협의·요청'으로 순화해야 한다"면서 "사용자성 부인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계약서, 업무지시 로그 등 증빙 자료 확보 및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자체 문건에서 "용역 계약상 실질적 지배력 인정 요소를 제거"하라고 적시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개정 노조법 대응' 문건에서 ▲ 하청 소속 근로자 등과 직접적인 소통 및 지휘·감독 지양 등 관여 최소화 ▲ 원·하청 간 역할 구분 명확화 ▲ 장소적 분리(혼재 근무 금지) 등을 관리체계로 제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공공기관들의 사용자 책임 회피 행태가 가히 충격적"이라며 "법 시행 이후에도 교섭을 회피하는 공공기관에 대해, 정부가 명백한 지침을 내리고, 노조법을 의도적으로 위반하려는 공공기관장에 대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ok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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