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리던 박왕열 씨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오전 7시 16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박왕열은 수갑을 찬 채 경찰에 연행되면서도 고개를 꼿꼿이 들고 있었다.
박왕열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피해자나 유족에게 할 말 없냐’, ‘필리핀 교도소에서 호화 생활을 했느냐’, ‘국내로 송환된 심경이 어떤가’라는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돌연 한 남성에게 “넌 남자도 아녀”라고 말했다.
박왕열이 시비를 건 남성은 3년 전 필리핀 교도소에서 그와 만난 JTBC PD였다.
2023년 10월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왕열은 해당 PD에게 “(한국으로) 송환되고 싶은 거보다 못 간다. 왜냐면 증거가 없다. 내가 마약 판 증거 있나?”라며 비웃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필리핀 교도소에 있지만 공급한 마약의 국내 유통 경로를 꿰뚫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특히 인터뷰 내용이 보도된 직후 박왕열 측근은 PD에게 통화를 시도했고, 연락이 닿지 않자 다른 취재원에게 전화해 “담당 PD를 죽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왕열은 국내에서 다단계 금융 사기를 벌이다가 필리핀으로 달아난 뒤 2016년 현지에서 교민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으로 수감됐다.
이후 두 차례나 탈옥해 도피 생활을 하다 2020년 10월 다시 붙잡힌 박왕열은 징역 60년을 선고받았지만, 감옥에서도 국내에 마약을 공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 달에 60kg, 금액으로 따지면 300억 원이 넘는 마약을 한국에 공급했는데 국내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아이디 ‘바티칸 킹덤’도 박왕열에게서 마약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필리핀 뉴빌리비드 교도소에서 ‘VVIP로 지내고 있다’고 전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왕열의 범행을 수사해 온 김대규 전 경남경찰서 마약범죄수사계장은 올해 1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해당 교도소에 대해 “교도소라기보단, 어떻게 보면 범죄자끼리 모아놓은 ‘범죄자 마을’”이라며 “자기가 원하는 거, TV를 본다든지 운동을 한다든지 여자친구를 만난다든지. 여러 가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계장은 “특히 수감 중에도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박왕열 같은 경우엔 수감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마약류 거래가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거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필리핀 당국이 이 교도소를 기습 단속했을 때 초호화 빌라, 스파 욕조, 테니스장 등 온갖 호화 시설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한국과 필리핀 간 협정한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필리핀 사법 절차가 끝나야 박왕열을 데려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 법무부가 박왕열에 대한 인도를 요청했지만 필리핀 정부가 송환을 보류했다.
이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각) 필리핀을 국빈 방문해 “한국인 3명을 살해하고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이면서도, 계속 텔레그램을 이용해 한국으로 마약을 수출하는 ‘박*열’이라는 사람이 있다. 교도소로 애인을 불러 논다고 하더라”라며 전날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그에 대한 범죄자 임시 인도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박왕열이 국내로 송환된 데 대해 “대한국민을 해치는 자는 지구 끝까지 추적해서라도 반드시 잡는다”며 “한필(한국-필리핀)의 우정과 정의를 위한 협력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님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왕열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조사를 마친 뒤 의정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할 예정이다.
경찰은 “필리핀에서 저지른 살인 등 혐의는 이번 수사 대상은 아니다”며 “피의자가 취득한 범죄 수익에 대해서도 철저히 추적해 환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