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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가계부채, 국가경제에 발목”…‘임기내 안정화’ 강드라이브 [가계부채 감축 공식화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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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언적 수준 아닌 구체화된 목표 시점 제시

    주택대출 조여 금융 더해 부동산 안정 도모

    실수요자 대출 접근성 우려에 확보방안 지적

    은행권, NIM 등 수익성 압박으로 작용할 듯

    헤럴드경제

    정부가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사진은 한 은행 창구의 모습. [헤럴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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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까지 낮추는 시한을 2030년으로 못 박기로 한 것은 가계부채 안정화에 대한 강력한 정책 의지로 풀이된다. 그간 선언적 수준에 머물렀던 점진적 하향화 목표를 명확한 로드맵을 전환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2030년은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과도 맞물리는데 임기 내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단호한 의중으로도 읽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낮추겠다는 것은 정부의 오랜 정책적 지향점이었다. 가계부채가 단순한 금융 리스크를 넘어 경제 성장의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2021년 3분기 99.1%까지 치솟았고 2023년까지도 90% 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점차 개선되며 지난해 3분기 말에는 89.4%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주요국과 비교해 최고 수준이다. 전 세계에서 이 비율이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스위스와 호주, 캐나다 등 소수에 불과하다.

    통상 가계부채 비율이 높으면 가계소득이 원리금 상환에 과도하게 묶이면서 소비 여력이 줄고 이는 내수 기반을 약화시킨다. 이는 우리나라처럼 소비 비중이 큰 경제 구조에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하는데 금리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구조적 부담 요인이 된다.

    이에 가계부채 비율을 국가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평가되는 80% 수준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고 역대 정부는 이를 장기적인 관리 방향성이자 목표치로 제시해 왔다.

    이재명 정부도 임기 초 주요 국정과제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관리’를 내걸고 이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 출범 이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며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불어났고 정부로서는 당장의 대출수요를 관리하는 게 시급했다. 이에 일별 관리나 대출한도 제한, 담보인정비율(LTV) 강화와 같이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조치를 중심으로 가계대출 관리 정책을 운용해 왔다.

    정부가 출범 9개월여 만에 중장기 로드맵 구체화에 나서자 가계대출 흐름이 어느 정도 안정화된 만큼 중장기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6월 한 달간 6조5000억원 늘어날 정도로 급증세를 보였지만 연이은 규제 여파로 증가폭이 줄어들며 연말에는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해 1월과 2월 오름세를 보였지만 대출이 집중된 2금융권에 대한 신규 집단대출 취급 중단 등으로 증가 흐름이 안정화될 것으로 금융위는 보고 있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80% 목표는 무리하게 금융을 동원한 부동산 투자를 사실상 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철폐하겠다는 대통령의 노선과도 궤를 같이한다.

    이 대통령은 최근 다주택자 대출 혜택이나 투자·투기 목적의 1주택 보유 적정성,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부동산 구입 등을 잇달아 비판하며 금융 정책을 통해 부동산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 관련 대출을 조여 금융은 물론 부동산 시장 안정까지 도모하겠다는 그림이다.

    가계부채 비율 감축 목표를 구체화하는 만큼 대출 증가율 관리에 더해 총량 규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같은 차주 단위 규제 등 다양한 카드를 조합해 정책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이미 다주택자 대출 연장 금지, 비거주 1주택자 대출 제한 등의 규제 방향은 제시된 상태다.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개인·임대사업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1주택 보유자가 다른 집에 임차하기 위해 받는 전세대출·신용대출 규제를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로드맵은 금융당국이 준비 중인 대출 규제 방안과 함께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는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다주택자 중심의 추가 대출 규제와 올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올해 목표를 작년보다 낮추고 주택담보대출에는 특히 별도 목표치를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감축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가 실수요자의 대출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책금융의 역할을 확대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면밀히 고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은행권에는 정부의 가계부채 감축 목표 설정이 대출 성장을 제한하고 순이자마진(NIM)을 낮추는 등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을 보인다. 다만 이미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 아래 가계 부문에서 기업 부문으로 자금 운용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촉진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장에서는 “기업대출이 가계대출에 비해 수익성이 낮고 위험도는 크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이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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