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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경기침체시 과도한 가계부채…1인당 GDP증가율 1%P 감소” [가계부채 감축 공식화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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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가계신용 누증 리스크 분석’

    소득 수준에 비해 과도한 가계부채가 경제 성장세를 약화시키고, 금융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은 금융권 안팎에서 지속해서 제기돼왔다. 한국은행 역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춰야 경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각종 보고서를 통해 과도한 가계부채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한은이 발간한 ‘가계신용 누증 리스크 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가계신용이 소득 여건에 비해 과도하게 커지면 경제성장 흐름을 약화시키고 위기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선 누적된 가계부채는 경기침체 발생에 따른 충격 정도를 높인다. 초과 신용이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금융불균형 우려가 없는 상황에 비해 5년간 1인당 GDP증가율이 약 0.1~1%포인트 추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가계신용 증가가 주택가격 급등과 맞물리면 경기침체에 따른 GDP 성장률 감소폭은 주식 버블에 비해 두배 이상 크고 지속 기간도 상대적으로 더 긴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거의 모든 금융 불안과 위기 이전에 민간신용이 급격히 팽창했다”며 “가계대출이 급증한 상황에서는 자산가격 버블(거품) 붕괴, 급격한 신용공급 위축 등의 대내외 충격이 발생하면 가계대출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금융위기가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과도한 가계부채는 중장기 성장과 경기복원력도 약화시킨다. 과도한 빚에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 실소득이 줄어들고, 이는 곧 민간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 특히, 가계 빚이 상당 부분 부동산 시장에 유입되면 원리금 상환 기간이 길어지면서 소비가 오랫동안 제약될 수 있다. 또한 자산가격 하락이나 소득 감소, 금융기관의 신용공급 축소 등 대내외 부정적 충격에도 더 취약한 환경에 처하게 된다.

    양극화 심화로도 이어진다. 자산 가격과 가계부채가 같이 오르면 고소득층이 높은 담보자산 가치를 활용해 순자산을 크게 늘리면서 소득 수준별 자산불평등 정도가 커진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불평등이 심화하면 저소득층에 대한 대출을 촉진하는 정치적 압력이 발생하면서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도 한은은 “2021년 하반기 이후 가계부채 비율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축소)은 상당 부분 진전을 보였다”면서도 “가계부채 비율이 성장제약 임계치나 주요국 평균을 여전히 웃도는 가운데 부채를 보유한 차주 단위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이 조정 없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가계부채는 여전히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2분기 말 기준 부채 보유 가계의 LTI은 지난 2021년 98.8%에서 지난해 100%로 오히려 1.2%포인트 올랐다.

    그렇다고 가계부채를 과도하게 줄이는 것은 또다른 측면에서 금융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한은은 경고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신용비율이 80%에 근접할 수 있도록 가계부채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가계부채의 급속한 디레버리징은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디레버리징이 완만한 속도로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1월 홍콩에서 골드만삭스 주최로 열린 ‘글로벌 매크로 컨퍼런스’에서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8%에서 89%로 하락했고, 우리는 정부와 함께 그 비율을 80%까지 낮추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디레버리징 경험을 보면 이 정도의 감소를 이루는 데 보통 2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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