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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5 (수)

    이슈 부동산 이모저모

    보유세 낮지만 거래세 높은 韓…“취득·양도세 부담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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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유세 인상 카드 꺼낸 정부

    美 등 글로벌 도시 보유세 비교·인상 검토

    한국 실효세율 0.15%…OECD 평균 절반

    거래세 비중 높은 구조, 단순 비교엔 한계

    전문가 “집값 대책용 아닌 보편세금 설계를”

    헤럴드경제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전방위적인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가운데 보유세 인상 카드 실행 여부에 시장이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이 매물표의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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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잇달아 세계 주요 도시 보유세율 사례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초고가주택 보유세 인상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보유세 실효세율이 1% 안팎인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 국가사례처럼 초고가주택의 세 부담을 높여 자산 양극화,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이루겠다는 취지다. 다만 한국의 경우 타 국가 대비 보유세율이 낮고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율이 높인 구조인 만큼 종합적인 세제 개편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온다.

    ▶韓 실효세율 0.15%, OECD 0.33%…정부, 뉴욕·도쿄 등 사례 연구=25일 민간 비영리 연구단체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0.1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0.33%)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 뉴욕(1.0%), 일본 도쿄(1.7%), 중국 상하이(0.4~0.6%) 등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다. 이처럼 주요국 대비 낮은 세부담 수치를 바탕으로 정부는 초고가주택에 대한 보유세를 해외 주요 도시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실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초고가주택은 1주택이라도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인식을 밝히며 “서울과 같은 메트로폴리탄 도시인 뉴욕·런던·도쿄·상하이의 보유세를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연초부터 초고가주택, 비거주 1주택을 겨냥한 고강도 메시지를 내온 이 대통령 또한 지난 23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국가별 보유세율을 다룬 내용의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저도 궁금했다”고 언급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는 “기득권과 정책결정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부동산 욕망을 편들어 소수가 엄청난 혜택을 입었다”며 “정치적 고려 없이 세제와 규제 등을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초고가주택을 비롯해 정부가 투기 대상으로 인식하는 다주택·비거주 1주택을 겨냥한 세제개편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정부가 해외 주요국 사례를 언급하며 세 부담 인상을 시사하는 건 서울 강남권, 용산 일대 초고가주택이 부동산 시장에서 시세를 높이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유세 인상을 통해 응능부담(應能負擔·능력에 따른 부담)의 원칙을 적용하고 초고가주택에 대한 수요를 억제해 시장 전반적인 하향 안정화를 유도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거래세 비중이 보유세 대비 2배…“종합적 세제 개편 논의 필요”=그러나 한국은 보유세에 비해 거래세가 높은 세제 구조인 만큼 다른 국가와 보유세 실효세율을 직접적으로 비교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취득세의 경우 한국은 주택 수에 따라 ▷1주택자 1~3% ▷2주택자 비조정대상지역 1~3%·조정대상지역 8% ▷3주택자 비조정대상지역 8%·조정대상지역 12% ▷4주택 이상 12% 등의 세율이 적용된다. 종합부동산세와 취득세 개념이 없는 미국의 뉴욕은 100만달러(한화 약 15억원) 이상 주택을 매매하면 ‘맨션세’가 구매가격에 따라 1~3.9% 부과된다. 또한 일본 도쿄는 취득세율이 3~4%, 중국 상하이는 1% 수준으로 주택 수에 따른 중과가 없다.

    이 같은 세제 구조에 전체 세수에서 보유세와 거래세가 각각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은 거래세가 높게, 주요 국가는 보유세가 높게 나타나는 실정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말 발간한 보고서 ‘사회적 포용성 제고를 위한 조세정책 개선과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총조세 대비 보유세 비중은 3.8%, 거래세 비중은 8.0%로 보유세 대비 거래세 비중이 약 2배 이상 높다. OECD 평균으로는 총조세 대비 보유세 비중이 3.2%, 거래세 비중은 1.8%다. 특히 미국은 보유세 비중이 9.3%, 거래세 비중이 0.9%로 집계됐다.

    또한 보유세 실효세율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인해 한국의 세 부담이 실제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효세율은 부동산 세수 총액을 민간 부동산 자산가치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한국은 자산가치에 토지와 건물이 포함돼 분모(자산가치)가 커짐에 따라 세율이 낮게 추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한국의 부동산 세수는 취득세가 크고 이미 다른 나라를 앞지르고 있다”며 “보유세만 따로 봤을 때 비중이 낮아보이는 건 분모에 비싼 땅값, 건물값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요국과 보유세 과세표준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국의 과세표준은 해당 연도 공시가격이지만 미국의 경우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보유세를 부과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초고가주택에 대한 보유세 인상이 현실화되려면 부과기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며 “취득가액이 아닌 공시가격으로 부과하는 상황에서 보유세를 높이면 오랜기간 실거주하며 1채를 보유하고 있던 소유주들은 징벌적 세금으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의 보유세 인상 논의에는 취득세·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완화 방안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 또한 보유세·거래세 전반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지난달 국회 토론회에서 보유세를 집값 대응용 ‘대책 세금’이 아닌 보편적 제도로 재설계하기 위해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강화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 소장은 “정부가 보유세 인상을 추진하려면 취득세와 양도소득세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방향의 보완책이 함께 실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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