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피격으로 국내 LNG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안산 단원구의 한 항구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저장능력을 갖추고 있는 인천 송도 한국가스공사 인천생산기지 내 LNG 저장탱크와 운반선이 보인다. 산업통상부는 이란 전쟁 발발 직후 카타르산 LNG가 ‘전면 중단’될 가능성을 염두해 미리 추가 물량을 확보한 상황이다. 연말까지는 충분한 물량이 있다고 판단되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과 장기적으로 수급 압박 가능성이 있어 그 부분을 잘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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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액화천연가스(LNG) 물량의 20%가량을 담당하는 카타르가 생산 시설 파괴를 이유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입국에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정부는 아직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에너지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는 못했고 올해 말까지 물량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 수급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산 나프타의 도입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5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카타르 에너지사로부터 공식 발표도 없었고 통보를 한국가스공사가 받지도 못했다”면서 “카타르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말까지 사용할 물량은 이미 확보됐고 카타르산 LNG가 전면적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에 대한 시나리오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카타르로부터 한국에 들어온 LNG는 총 697만t으로 전체 수입 물량의 14.9%다. 이는 호주(31.4%), 말레이시아(16.1%)에 이어 세 번째로 향후 미국산 LNG 비중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계약 종료되는 카타르 물량인 210만t으로 내년엔 비중이 수입량의 8%에 불과하다”면서 “한미정상회담 결과 미국에서 2028년 LNG 400만t이 수입되면 현재 9.8%에서 20% 가까이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이달 초에도 카타르의 유사한 LNG 불가항력 선언이 있었다며 “정부는 초기부터 카타르 물량을 올해 물량 계산에서 제외하고 대비해왔다”며 “대체 도입선을 통해 수급에는 문제가 없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카타르의 14개 액화시설 중 2개가 파괴돼 전체 물량의 20%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라인 복구에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장기계약 물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가스공사와 카타르 측의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 실장은 카타르의 LNG 산업이 자국 경제 시스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가항력 선언에 대해 전략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LNG 가격 상승에 따른 요금 상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양 실장은 “현재 구매자 중심 시장에서 판매자 중심으로 시장이 전환되면서 가스 가격이 요동칠 것 같다”며 “하반기 이후 난방 요금이나 전력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후부 등 관계 부처와 협조해 국민 경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수급난을 겪고 있는 원유와 나프타 관련해 미국의 대러 제재 한시적 완화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도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양 실장은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 도입과 관련해 달러화 외에 위안화(중국), 루블화(러시아), 디르함화(아랍에미리트) 결제가 가능하며, 이에 따른 2차 제재도 없다는 점을 미국 재무부로부터 확인했다”고 말했다. 산업부가 기업들의 문의와 애로 사항을 취합해 미국 재무부의 파트너인 재정경제부를 통해 현지 대사관에 전달해 미 재무부의 구체적인 답변을 받아낸 것이다.
양 실장은 “원유는 성상 문제, 신뢰 거래자 문제, 한 달 내에 거래 마무리할지 등에 대한 문제가 있어서 정유사 반응을 체크해야 한다”며 “나프타는 상대적으로 원유보다 도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내용을 업계에 신속히 전파하고 있다”며 “향후 기업들이 러시아산 물량 도입과 관련해 추가적인 질의 사항이나 애로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다시 한번 확인하고 함께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2차 제재 리스크 해소에 따라 그동안 러시아산 원유·나프타 도입을 주저했던 국내 업계에서도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실장은 정부 발표가 ‘현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식이 아니란 점을 강조하며 페인트 가격 인상 등은 예측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양 실장은 엔진오일, 쓰레기봉투 사재기 현상 등을 거론하며 “페인트 가격이 40% 이상 급등하는 등 예상치 못한 곳에서 공급망 문제가 터지고 있다”며 “정부는 품목별 우선순위를 가려 대응하고 있으며, 수급 조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수출 제한이나 공급 조정 명령까지도 검토해 국내 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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