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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엔켐, '적정' 받았지만…감사인 "존속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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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드뉴스

    엔켐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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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전지 전해액 기업 엔켐이 2025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적정' 의견을 수령한 가운데 주가도 수직상승 중이다. 그러나 감사인이 계속기업가정에 대한 중대한 불확실성을 지적한 데다, 최근 오정강 대표이사의 주식 담보권 실행으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급감하면서 회사의 재무 및 지배구조 전반에 걸친 위험 요인이 부각되고 있다.

    25일 삼일회계법인은 2025년 12월 31일로 종료되는 보고기간에 대한 엔켐의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감사의견을 표명했다.

    하지만 감사의견과는 별개로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별도 단락을 통해 강조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엔켐은 2025년 개별재무제표 기준 323억8700만원의 영업손실과 129억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회사의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유동부채가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보다 무려 1686억4800만원이 많은 상태다.

    이는 단기 부채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압도적으로 초과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삼일회계법인은 기업의 존속 능력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극심한 재무적 위기는 본업의 부진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엔켐은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해액을 생산하며 '글로벌 4위'라는 수식어와 함께 시장의 주목을 받았으나, 실제 공장 가동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회사의 국내 공장은 연간 2만250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 생산 실적은 776톤에 그쳐 평균 가동률이 3.45%에 불과했다.

    미국, 폴란드, 중국 등 해외 공장 역시 42만7500톤의 막대한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제 생산량은 4만2269톤으로 평균 가동률 9.89%를 기록했다.

    수천억원을 투자한 공장 설비의 90% 이상이 가동되지 못하고 사실상 멈춰 있는 사업 구조가 지속되면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본업의 현금 창출력이 심각하게 저하된 가운데, 무리한 자금 조달의 여파로 지배구조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엔켐의 최대주주는 24일 자로 기존 '오정강 외 4명'에서 '와이어트그룹 주식회사 외 1명'으로 변경되었다.

    기존 최대주주 측의 소유 주식 수는 419만5260주(지분율 19.15%)였으나, 변경 후 219만7982주(10.03%)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특히 오정강 대표 개인의 지분율은 기존 13.18%에서 4.17%로 크게 하락했다.

    지분 급감은 오 대표가 메리츠증권 및 케이투코리아로부터 차입한 930억원 규모의 채무 중 일부를 상환하기 위해 담보로 제공했던 주식 160만6325주가 매도됐기 때문이다.

    변경 후 최대주주로 등극한 와이어트그룹 주식회사는 오정강 대표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법인이다. 5.8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오 대표의 우회적인 지배력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최상위 지배주주인 대표이사의 직접 지분율이 4%대로 추락하며 지배구조의 근간이 매우 취약해진 상태다.

    빈약한 영업 실적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반복되고 있는 잦은 전환사채(CB) 발행도 주주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엔켐은 지금까지 총 17회차에 걸쳐 수천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며 자금을 조달해 왔다.

    외부 투자조합 등에 매각된 전환사채 물량은 회사의 부채를 상환하는 대신 현금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지만, 이는 언제든 주식으로 전환되어 주식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이날 감사보고서 제출을 두고도 논란이 있다. 바로 공정공시 위반 문제다.

    엔켐은 이날 시장 개장 전 자사 홈페이지에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제14기(2025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수령하였으며, 감사의견은 '적정'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취지의 공지를 게시했다. 그러나 해당 공지는 개장 전 삭제됐다.

    이후 장이 열리자 주가는 급등했고 해당 공지를 접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종목게시판 등에서 주가 급등에 대한 의문을 표시하고 있던 중이다.

    결국 감사보고서 제출 공시는 이날 오전 11시가 넘어서 나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감사보고서 관련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삭제하는 방식은 정식 공시 채널을 우회한 것으로, 결과적으로 정보 비대칭을 만들어낸 행위"라며 "공정공시 위반 여부는 물론 자본시장법상 시장질서 교란행위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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