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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한국형 억제 전략의 핵심은 부족한 핵 자산을 스마트한 AI와 견고한 한미동맹으로 채우는 데 있습니다.”
40여 년간 해군에 몸담으며 대한민국 해양 안보를 진두지휘했던 양용모 전 해군참모총장(현 세종대 국방AI융합시스템공학과 석좌교수)은 한국의 미래 억제전략은 군의 적극적인 인공지능(AI) 도입과 핵추진잠수함(SSN) 확보를 기반으로 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비대칭 전력,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양 전 총장은 지난 3월24일 진행된 ‘AI·사이버 융합 최고위과정’ 강연에서 국방 데이터의 표준화와 보안 패러다임 전환을 중심으로 한국형 억제 전략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은 핵을 보유하지 않으며 전략 자산인 핵추진잠수함도 아직 갖추지 못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전력 비대칭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양 전 총장은 “핵 잠수함 부재라는 하드웨어적 한계를 AI와 한미 동맹이라는 소프트웨어 역량으로 얼마나 신속히 보완하느냐에 한국형 억제 전략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AI 도입, 인프라부터 작전까지 3단계 접근
양 전 총장은 작전운용, 국방관리, 인프라 구축 등 세 분야에 걸친 단계적 AI 도입을 제언했다.
먼저 데이터 표준화, 클라우드·엣지 아키텍처, AI 중심 보안체계를 구축해 군 전체의 AI 기반을 다진다. 이를 토대로 센서 융합, AI 표적화, 자율체계, 합동 데이터 공유 등 작전운용 AI를 통해 전투력을 끌어올린다. 여기에 국방관리 AI를 결합해 수요 예측, 인력 배치 최적화, 예산 분석 등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모든 과정의 전제 조건으로 양 전 총장은 데이터 표준화를 꼽았다. 그는 “민간과 달리 국방 데이터는 보안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수집과 학습이 극히 제한적”이라며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고 보안의 벽에 가로막혀 있는 한, AI는 우리 군의 의사결정을 돕는 진정한 파트너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도 '질적 변화' 필요
독자 전력 강화와 함께 한미동맹의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양 전 총장의 시각이다. 단순한 자산 공유를 넘어, 양국이 보유한 정보를 AI로 통합·분석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위성이 포착한 핵 징후와 우리 잠수함이 탐지한 수중 정보를 AI가 실시간으로 통합 분석해야 한다”며 “위기 상황 시 AI가 한미 연합 자산 중 가장 효과적인 타격 수단을 지휘관에게 즉각 제안하는 결심 중심 시스템 구축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핵 억제력”이라고 설명했다.
장기 과제로는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확보를 제시했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건조 승인과 핵연료 공급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면서 관련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양 전 총장은 핵추진잠수함이 북한 억제력 강화에 그치지 않고 중국의 대만 침공 시 군사 동맹 요구를 받는 상황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한국은 북한에 대한 거부적 억제와 대만 관련 응징적 억제 두 가지를 모두 수행해야 한다”며 “핵추진잠수함을 통해 생존성 있는 타격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양용모 전 총장은 40년 군 생활 중 30년을 잠수함 장교로 복무한 수중 작전 전문가다. 잠수함사령관과 제37대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했으며, 퇴임 후 세종대 국방AI융합시스템공학과 석좌교수와 국방AI리더스포럼 공동의장을 맡아 기술과 전략의 융합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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