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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경실련 “종묘 앞 세운4구역 개발이익 5500억원 증가… 공공환원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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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서울시가 용적률을 상향하면서 개발 이익이 약 5500억원 증가할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민간 사업자에게 유리한 사업 구조상 공공 환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5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전망과 의견을 밝혔다. 경실련은 “용적률, 높이 완화의 경위 및 공공 기여 산정 근거를 전면 공개하라”며 “초고층, 초고밀 개발을 즉각 중단하고 원점 재검토하라”고 했다.

    세운 4구역은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의 중심에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세운 4구역의 건물 높이 제한을 완화하며 맞은편에 있는 종묘의 경관 훼손 주장이 제기됐다. 종묘는 1995년 한국의 첫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가 사당으로 역사적 상징성이 크다. 재개발 높이 제한 상향을 두고 찬반이 부딪히는 이유다.

    세운지구 재개발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숙원 사업이기도 한다. 장기간 정체된 정비 사업으로 인한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도심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반면 국가유산청 등은 시의 계획대로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종묘에서 외부를 보는 경관을 크게 훼손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날 경실련은 서울시가 세운4구역의 용적률을 660%에서 1008%까지 상향하면서 예상 개발 이익 증가분이 5516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문제는 위험과 비용은 공공이 부담하고 5516억이라는 추가 개발 이익을 누가 가져갈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했다.

    경실련은 세운4구역의 사업비는 공공 기금을 통해 조달되고 있음에도 공공 사업 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공사비의 4%인 697억원만을 시행 수수료로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서울시가 ‘전략적 투자자’에게 우선 분양 혜택을 부여한 점도 지적했다. 전략적 투자자는 사업 활성화에 기여할 목적으로 일정 규모의 재원을 선투자하는 주체를 뜻한다. 경실련은 이 규정에 따라 특정 민간 사업자에게 우선 분양 혜택을 부여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봤다. 또 기존 토지 소유자 중 절반 이상이 현금 보상만 받고 지역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어 경실련은 재개발 관련 행정 절차 중단과 함께 용적률·높이 완화 경위, 공공 기여 산정 근거, 추가 개발 이익의 귀속 주체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 경실련은 “용적률을 높이면서 세운4구역은 초고밀·복합 개발 구조가 됐는데 이는 도심의 일조권·바람길 차단, 미기후(열섬) 악화, 보행 환경 저하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묘 앞 세운지구는 세계문화유산 종묘와 인접한 지역이므로 공공적 기준과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하는 공간임에도, 서울시가 조례 개정과 계획 변경을 하며 종묘 인근 개발의 허용 범위가 확대됐다”고 했다.

    이날 황지욱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이사장은 “선진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개발 방식”이라면서 “훼손된 경관과 공간 질서는 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서울시는 세운4구역 재개발 용적률이 1.5배 상향되면서 개발 이익 환수액도 2164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시는 세운4구역의 기반 시설 부담률을 기존 3%에서 16.5%로 높이고, 공공 기여를 통한 개발 이익 환수 계획 규모도 기존 184억원의 12배 수준인 2164억원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황채영 기자(cy@chosunbiz.com);김관래 기자(ra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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