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 기자(=전주)(chin580@naver.com)]
최근 지방의원 선거에 학생 신분의 후보가 출마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교육감 및 지방선거 출마 자격을 둘러싼 제도적 형평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창원 모 고등학교 3학년인 김 모군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해시 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김군은 전국 예비후보 가운데서도 가장 나이가 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교사는 교육공무원 신분으로 정치적 중립 의무가 엄격히 적용된다. 이에 따라 선거에 출마하려면 반드시 사직해야 하며, 재직 상태에서는 선거운동은 물론 출마 자체가 불가능하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현행 제도의 취지다.
반면 학생의 경우 별도의 법적 제한이 없다. 지방의원 선거는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출마할 수 있어, 일정 연령 요건만 충족하면 학생 신분이라도 후보 등록이 가능하다. 공무원과 달리 공적 권한이나 조직 영향력이 없다는 점에서 선거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적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공무원·교사의 정치기본권은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정치자금법 △정당법 △공직선거법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등 7개 법률에 의해 포괄적으로 제약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 진보당 전종덕 의원,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 등은 지난 2024년 7월, 공무원과 교사들에게도 정치기본권을 보장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이 법령들의 개정안을 공동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도 공무원·교사의 부당한 직무상 명령 거부권과 정치적 자유를 명시한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법안들은 국회 각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전종덕 의원은 "OECD 국가들 중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 활동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국회가 즉시 법 개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전북교총 오준영 회장은 "고3학생이 출마한 그 학교 입장에서만 생각을 해보면 학생이 출마를 해서 선거 운동을 할 텐데 선생님은 아무런 말도 못하는 거거든요. 사실 출마는 둘째 치고서라도 학생을 교육적으로 지도할 수도 없고 보통 사회시간을 통해서 민주시민 교육을 하는데 학생이 선거에 출마함으로 인해서 이제 그게 선거에 개입 요소가 생기기 때문에 선생님은 아무 말도 못 하게 되는 거죠"라며 현실의 모순을 지적했다.
사실 '교사의 정치참여'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발표한 8대 교육공약에서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으로 약속된 사항이다. 지난해 9월 1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교육 분야 6대 국정과제 하위 정책과제에도 교사 정치기본권 확대가 포함돼 있다.
오 회장은 "사실 출마까지 바라는 것도 아니고 퇴근 시간 이후에 정치 참여를 보장해 달라는 건데 그것조차도 안 되고 있으니 참 억울하고 피를 토할 심정"이라고 현실적 제도적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교육 정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교사는 제도적으로 진입이 어려운 반면, 정치 경험이나 행정 이해도가 낮을 수 있는 학생은 출마가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감 선거의 경우 교육 전문성이 핵심 요소임에도, 정작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참여가 제한된다는 점에서 "전문성보다 형식적 중립성이 우선된 결과"라는 오래된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교사가 '사직'이라는 큰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사실상 출마를 막는 장벽"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치 참여 권리 측면에서도 형평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교사는 선거권은 보장되지만 피선거권은 직업적 제약으로 인해 제한되는 반면, 학생은 별다른 제약 없이 정치 참여가 가능해 동일한 국민임에도 권리 행사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제도적 모순을 해소하기 위한 관련 법안이 언제 국회를 통과해,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이 보다 공정하게 보장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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