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시설 원유투입량 80만→67.5만배럴
원유수급 상황 고려 추가 감축도 검토중
미국산 대체물량 파나마 경유 긴급 확보
에쓰오일 정제시설 1곳 정기보수로 멈춰
HD현대오일뱅크·SK에너지도 보수 앞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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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들의 중동산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정제 시설 가동률 하향과 정기보수가 잇따르면서 업계 전반의 생산량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최근 일일 원유 정제량을 80만 배럴 수준에서 67만 5000배럴로 축소했다. 총 4개의 정제 시설을 운영 중인 GS칼텍스는 현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원유 정제 설비 가동률을 추가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 역시 검토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원유 조달과 제품 마진 여건이 받쳐주면 정제 설비 가동률을 최대한 높여 수익성을 확보한다”며 “실제 투입량을 설계 능력보다 낮춰 운영하는 것은 수급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감축 고려는 향후 원유 도입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로 GS칼텍스는 대체 원유 확보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해운사 소속 유조선 ‘씨터틀호’가 최근 미국 휴스턴에서 원유를 선적한 뒤 파나마 운하를 통과, 4월 입항을 목표로 한국 여수항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걸프 연안 원유가 파나마 운하 경로를 통해 아시아로 운반되는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아시아 정유사들이 비용 부담을 무릅쓰고 미국산 원유를 긴급 공수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계약의 당사자가 GS칼텍스인 것으로 파악됐다. GS칼텍스는 “해당 선박이 우리와 계약한 것이 맞다”면서도 선적 물량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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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정유사들도 설비 정기보수에 들어갔거나 보수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통상 한달가량 소요되는 정기 보수는 평시라면 큰 변수가 되지 않지만, 원유 수급 및 관련 생산 차질 우려가 고조된 현 상황에서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에쓰오일은 이달 예정돼 있던 정기보수 일정에 돌입해 현재 온산 공장 내 정제 시설 3개 중 1개의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총 3개 시설을 통한 에쓰오일의 일일 정제 능력은 66만9000배럴로, 보수 기간에는 이 수치를 밑돌게 된다.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조만간 정기보수가 예정돼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원유 수급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설비 가동률 조정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사들의 원유 투입량 감소는 석유화학 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 공정에서 나오는 나프타 등 기초 원료가 석유화학 업체들의 핵심 원재료인 만큼 정제 물량이 줄면 석유화학 공장도 함께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충격 때에도 가동률 조정이 필요하진 않았는데 확실히 수급 문제가 있는 듯하다”며 “현장에서도 현재가 원유 조달이 더 불안하다는 인식이 깔린 분위기”라고 말했다.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이미 나프타 부족으로 설비 가동을 중단하거나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한 상황이다. 여천NCC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 최초로 공급사에 전쟁이나 천재지변 등 외부 요인으로 계약 이행이 어려울 때 면책을 주장하는 조치인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역시 주요 공급사들에게 불가항력 선언 가능성을 고지한 상태다. LG화학은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롯데케미칼은 정기보수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겼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신지민 기자 jim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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