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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5 (수)

    [현장] 거래 필수조건 된 ESG…기업들 '데이터·AI 시스템' 구축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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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 선언 넘어 무역 장벽으로

    시스템 구축 여부가 수주·투자 갈라

    정부 플랫폼 구축·기업 AI 도입 가속

    아주경제

    25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6 ESG 혁신정책포럼'에서 박동일 산업통상부 산업정책실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정보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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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일보] "ESG는 생존의 축입니다."

    박동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2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6 ESG 혁신정책 포럼'에서 이같이 말하며 ESG가 더 이상 '착한 경영'이 아닌 기업의 거래 조건이자 투자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ESG가 공급망과 무역 규제로 확산되며 기업의 대응 방식 역시 선언에서 데이터·시스템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지속가능경영 종합시책을 발표하고 ESG 대응을 위한 정책 방향을 공개했다. 박 실장은 "글로벌 차원에서 ESG가 거래 조건화되고 투자 판단 기준으로 활용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이에 대한 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ESG가 규제를 넘어 무역 장벽으로 기능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공급망 실사 의무화 등 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업의 ESG 대응 여부가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단순한 친환경 경영을 넘어 '거래 조건'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도 제도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는 국제 기준과의 정합성을 고려한 ESG 공시 기준과 로드맵을 마련 중이며 오는 4월 확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상당수 상장사가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에 나서고 있지만 공급망 전반을 포함하는 '스코프3' 공시는 일부에 그치고 있어 향후 기업 부담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ESG 대응의 핵심은 '데이터 관리'로 이동하고 있다. 공시 의무화와 공급망 관리가 강화되면서 기업들은 단순 보고를 넘어 데이터의 정확성과 검증 가능성까지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ESG가 더 이상 보고서 작성 차원이 아닌 '데이터 기반 경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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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6 ESG 혁신정책포럼'에서 최정원 SK(주) AX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보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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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이미 체감되고 있다. 최정원 SK AX 상무는 "ESG 공시 의무화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현업 담당자들의 업무는 크게 늘었지만 이를 담당할 인력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제는 단순 데이터 수집을 넘어 신뢰성과 검증까지 요구되는 단계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환경에서는 디지털 인프라를 통해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관리하고 공시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대응이 어려운 구조"라며 "ESG 대응은 결국 시스템 구축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기업들은 ESG 대응을 위해 전사적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계열사 전반의 ESG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연결 공시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룹 차원의 ESG 지표를 계열사별로 일관되게 관리하고 공시 데이터를 빠르게 취합·검증하기 위한 체계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 도입도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입력하던 데이터나 문서 기반 정보를 AI를 통해 자동으로 추출·정리하고 이를 공시 자료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ESG 데이터의 양과 복잡성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인력 중심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 상무는 "종이 문서나 비정형 데이터까지 AI를 통해 자동으로 추출해 ESG 데이터로 전환하고 이를 공시와 리포트 작성에 활용하는 체계가 구축되고 있다"며 "향후 ESG 대응은 디지털·AI 기반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관리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중소기업이 원청사마다 반복적으로 ESG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ESG 수준을 평가하는 지수 및 인증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또한 업종별 맞춤형 컨설팅과 전문 인력 양성 등을 통해 기업 대응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ESG가 공시와 규제를 넘어 데이터·시스템 경쟁으로 확장되면서 기업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SG 대응 역량이 투자와 수주, 금융 조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며 산업 경쟁 질서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ESG는 '보고서'가 아닌 기업의 데이터 관리 역량과 시스템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보운 기자 dkwndl@kyungj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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