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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5 (수)

    헌법학계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제한, 위헌 소지 커…기업 자유·재산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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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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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논의에 대해 헌법학계가 강한 우려를 제기했다. 과도한 국가 개입이 기업의 자유와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할 수 있고, 헌법상 과잉금지와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도 어긋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25일 서울 여의도 FKI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에 대한 헌법적 쟁점 세미나’에서 발표에 나선 전문가들은 해당 규제안이 법적 정당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거래소 지분 제한 “과잉금지 원칙 충족 못해”

    김명식 조선대 법사회대학 교수는 지분율 제한 방안이 헌법 제15조에서 도출되는 기업의 자유를 정면으로 침해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지분율을 인위적으로 분산시키고 초과 지분에 대해 강제 처분을 명하는 것은 기업의 소유구조와 의사결정 구조에 국가가 직접 개입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이는 헌법의 경제적 기본 원리인 기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라고 밝혔다.

    재산권 침해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제시됐다. 김 교수는 “대주주 지분은 의결권 행사를 통해 경영권과 결합된 형태”라며 “이를 일정 비율 초과를 이유로 강제 처분하게 하는 것은 재산권의 핵심 내용에 직접 개입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같은 취지의 견해를 내놨다. 그는 “이미 적법하게 형성된 재산권을 사후적으로 강제 조정하는 것은 헌법 제23조가 보장하는 사유재산제도에 반하고,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학계는 이번 규제가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봤다. 기본권 제한은 목적의 정당성뿐 아니라 수단의 적절성, 침해의 최소성까지 갖춰야 하는데 이번 방안은 이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소비자 보호라는 목적은 정당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지분 제한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이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처럼 기본권을 덜 침해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목적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기본권 제한은 과잉금지원칙이라는 헌법적 한계 안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다”며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적절한 수단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정책이 강행될 경우 대주주가 단기간 안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상실하고 지분 가치가 하락하는 등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학계는 이 역시 법익의 균형성 측면에서 중대한 결함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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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뢰보호 위배, 경과조치로도 한계”

    사후 입법으로 기존 지분을 제한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발표자들은 회사 지분이 이미 과거 특정 시점에 확정된 재산권이라는 점에서, 사후 입법으로 이를 강제 처분하게 하는 것은 헌법이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진정소급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진정소급은 이미 종료된 과거의 법률관계에 사후 제정된 법을 적용하는 것으로, 국민의 신뢰 보호를 위해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허용되지 않는다.

    한 교수는 “부실 금융기관과 달리 가치가 존재하는 상태의 거래소 지분을 강제로 처분하게 하는 것은 사실상 공용침해에 가깝다”고 말했다.

    신뢰보호 원칙 위반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설령 유예기간 등 경과조치를 둔다고 해도, 국가의 법질서를 믿고 투자한 국민의 재산권을 중대하게 침해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규제 도입의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학계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대체거래소(ATS) 등 기존 자본시장 인프라와 같은 선상에서 규제하는 데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교수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매매와 체결이 한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는 통합 구조로, 증권시장과는 운영 원리가 다르다”며 “국내 사업자에게만 지분 제한이라는 족쇄를 채우면 국경 없는 무한 경쟁 체제에서 비대칭적 규제 환경을 만들고 국내 창업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헌법학자들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산업의 혁신 동력을 꺾지 않으면서도 공익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유권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제도의 고도화, 내부통제 및 공시 시스템의 내실화 등 규범적 정당성을 갖춘 대안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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