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격제 접고 수요 억제에 집중
美 한 달 휴전, 이란 해협 통과 서한
통항 연대·양자 대화로 국익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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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가 중동전쟁의 후폭풍 속으로 급격히 휘말리고 있다. 원유에서 나오는 ‘산업의 쌀’ 나프타 품귀 충격이 석유화학을 넘어 자동차·가전·섬유 등 제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24일에는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의 15%를 차지하는 카타르가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에너지 위기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시중에는 이미 ‘쓰레기봉투’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지는 판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가 비상경제 대응체제를 가동한 건 그나마 다행이다.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부터 에너지 소비절약 캠페인, 기름값 담합 단속, 대체 공급선 발굴 등까지 전방위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이제는 개별정책의 효과와 부작용을 꼼꼼히 따져 정책 우선순위를 가려야 할 때다. 5부제와 같은 수요억제책을 시행하면서 소비를 늘리거나 촉진하는 인위적 가격통제를 병행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는 철회하는 게 옳다. 5부제 대상에 전기·수소차를 빼거나 민간 부문을 빼는 건 고통분담 차원에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여러 대책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정교한 조율과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발등의 불은 꽉 막힌 호르무즈해협을 뚫는 일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에 핵 포기 등 15개 조항을 요구하며 한 달간 휴전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도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들에 사전조율을 거쳐 비적대적 선박에 한해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태국 선박 1척이 이 해협을 무사히 통과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 측으로부터) 매우 큰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종전협상이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국익을 지킬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 호르무즈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 확보가 급선무다. 우리 유조선과 가스선이 호르무즈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보장책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란과의 독자적인 대화채널을 가동해 ‘비적대적’ 지위를 확실히 확보해야 한다. 한국은 서방 동맹국 중 이란에서 철수하지 않은 4개국 중 하나이고 서울에 ‘테헤란로’가 있고 테헤란에도 ‘서울로’가 있다.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서 유연한 실용외교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오는 27일 프랑스에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데 호르무즈해협 문제가 핵심 의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참석하는 만큼 통항 연대에 합류해 국익 방어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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