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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7 (금)

    “SNS 중독, 플랫폼이 책임져라”…메타·구글에 첫 배상 평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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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배심원단 “600만弗 지급하라”

    “무한 스크롤·알림·알고리즘 설계

    미성년자 접근도 적절히 차단안해”

    9일간 마라톤 심의 끝 원고 손들어

    메타 70%·구글이 30% 비율 배상

    유사소송 2000여건…파장 불가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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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미성년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이 SNS를 운영하는 플랫폼 기업의 책임이라는 법원 배심원단의 판단이 처음으로 나왔다. 이번 결정은 이변이 없는 한 법원 판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2000건가량의 유사 소송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와 구글 같은 거대 SNS 기업들이 막대한 배상금을 내야 할 처지에 몰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 배심원단은 25일(현지 시간)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와 유튜브를 서비스하는 구글이 원고인 20대 여성 케일리 G M에 총 600만 달러(약 90억 원)를 배상해야 한다는 평결을 내렸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기업들이 사용자가 중독되도록 SNS를 설계했는지 여부다. 배심원단은 지난 9일 동안 44시간에 걸친 마라톤 심의 끝에 ‘기업이 SNS 중독에 빠지기 쉬운 구조를 만들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무한 스크롤(게시물을 끊임없이 볼 수 있는 기능), 알고리즘 추천, 좋아요 표시, 끊임없는 게시물 알림이 심각한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이끌었다는 케일리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배심원단은 또 SNS 운영사가 미성년자 접근을 적절히 차단하지 않았다고 봤다. 인스타그램 정책에 따르면 13세 미만 어린이는 계정을 만들 수 없지만 원고는 케일리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각각 6세·9세 때부터 썼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증언대에 선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2018년 팀 쿡 애플 CEO와 청소년·어린이 복지를 논의한 e메일을 증거로 들며 “나는 청소년과 아이들의 안녕을 걱정한다”고 반박했다.

    원고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청소년 성형 수술을 조장한다는 비판에도 메타가 왜 뷰티 필터(외모 보정) 기능을 차단하지 않았는지 집중 추궁했다. 케일리는 법정에서 뷰티 필터 때문에 자신이 신체 이형증(외모에 심각한 결점이 있다고 믿는 정신 질환)에 시달렸다고 호소했지만 저커버그 CEO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만큼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맞섰다.

    메타는 케일리의 정신건강 문제는 가정 폭력과 불화 때문이라며 반박했다. 구글은 유튜브가 동영상 재생 서비스일 뿐이고 케일리가 성장할수록 재생 시간이 줄었다는 논리를 폈다.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는 임상적 중독과 SNS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지만 배심원단은 결국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AP통신 등은 자사 서비스가 아동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메타·유튜브의 내부 문서, 저커버그 CEO의 오락가락 증언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번 판결로 결정된 배상액 600만 달러 가운데 300만 달러는 정신적 피해 배상금이고 나머지는 징벌적 손해배상액이다. 판사가 평결 내용을 검토해 판결을 확정하면 배상금의 70%는 메타가, 나머지 30%는 구글이 부담해야 한다. 법원은 올 5월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최종 결정하는데 캘리포니아주의 배심원 판단은 90% 이상 실제 판결로 이어진다. 메타와 구글은 항소를 예고했다.

    이번 소송 결과는 유사 소송 2000여 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따라 SNS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의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메타는 전날 뉴멕시코에서도 아동 정신건강 피해를 이유로 벌금 3억 7500만 달러의 평결을 받았다. 블룸버그통신은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히지 않는 한 기업들이 설계를 바꿔야 할 수 있으며 광고 사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라 크렙스 코넬대 교수는 “캘리포니아에만 수백 건, 총 수천 건의 유사 소송이 계류 중”이라며 “일단 이 같은 판결이 한 건이라도 나오면 수많은 후속 소송의 물꼬를 트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김창영 특파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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