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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선진국보다 높은 국내 제네릭(복제약) 약가를 대폭 낮춘다. 보건복지부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제네릭 약가를 오리지널 의약품(전문의약품 신약) 가격 대비 최저 45%로 결정했다. 2012년 제네릭 약가를 오리지널 대비 53.55%로 일괄 책정한 후 14년 만에 가격 산정률을 개편한 것이다.
개편안에 따라 약가가 조정되면 환자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삼진제약의 항혈전제인 플래리스정(75㎎)은 현재 1정당 1077원 수준에서 약 905원 수준으로 낮아져 1정당 약 172원 인하된다. 그러나 정부의 약가 인하가 국내 제약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제약사들이 수익 저하로 연구 개발 및 인재 육성, 시설 투자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규제는 그대로 둔 채 약가 인하만 압박한다는 지적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그간 정부는 제네릭 관련 정책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정책 불신을 자초했다. 2008년에는 제조 시설을 갖추지 못한 사업자도 타사 제약 공장에 위탁 생산 주문을 할 수 있게 문턱을 낮추더니 이듬해에는 규제 장벽을 높여 인체 내 제네릭 약효 테스트의 일종인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의무화 대상을 전(全) 성분으로 확대했다. 그러다 2011년에는 제도 완화를, 2019년에는 다시 원료 의약품 등록 기준 강화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약가 조정에 명분은 있다. 복제약 제조·판매 활성화 정책을 펴도 국내 제네릭 평균 가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이는 제약사들이 가격 경쟁으로 승부하기보다 병원·약국 등 판매 채널 확보를 위한 영업 경쟁에 몰두한 탓이다. 그 과정에서 오간 불법 리베이트는 소비자가격에 전가됐다.
제네릭 가격을 낮춰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는 정부 정책의 취지는 틀리지 않다. 제약사의 투자 경쟁을 복제약에서 신약 개발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도 이해된다. 다만 교각살우가 되지 않도록 우리 기업들의 수용 여력을 살펴 정교하게 정책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 규제 혁파와 재정을 통한 기술 혁신 지원도 병행해야 정책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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