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 3월 금융안정상황
금융부채 고위험 2030 비중 5년새 12%P↑
“주택 구입·주식 투자위해 무리하게 차입 늘려”
높아진 대출 문턱에 기업 ‘그림자 금융’ 조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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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원리금 상환액이 전체 소득의 40%를 넘는 금융부채 고위험가구 중 청년층의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주택가격과 주가가 급등하자 무리하게 빚을 내 투자에 나선 청년층이 늘어난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부채 고위험가구는 지난해 3월 기준 45만 9000가구로 전년 동기(38만 6000가구) 대비 18.9% 증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전체 금융부채의 6.3%인 96조 1000억 원이다. 고위험가구는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를 넘고,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100% 초과하는 경우를 말한다.
주목할 점은 20~30대 청년층 고위험가구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청년층 비중은 2020년 22.6%에서 34.9%로 12.3%포인트 증가했다. 고위험가구 3가구 중 1곳은 청년 가구라는 뜻이다. 중년층(40~50대)이 같은 기간 59.8%에서 53.9%로, 60대 이상 노년층은 17.6%에서 11.2%로 준 것과 대조적이다.
청년 고위험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 규모 지수도 2020년 3월 134(2017년 3월=100)에서 지난해 3월 318로 5년 만에 약 2.4배 뛰었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과 자산 축적도가 낮은 청년층 가구가 주택 구입, 주식 투자 등을 위해 부채 차입에 나서면서 다른 연령층에 비해 고위험가구의 증가 폭이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금융기관의 대출 규제와 회사채 시장 냉각으로 전통적인 방식의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자 ‘그림자 금융’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재무제표상 부채에 잡히지 않는 주가수익스와프(PRS)나 당좌수표 등을 기반으로 한 상거래 유동화 증권이다. 이 중 PRS는 기업이 보유 주식(기초자산)을 금융기관 등 투자자에 매도해 자금을 조달하는 동시에 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해당 주식의 가격 변동분에 대해 추후 정산하는 형태의 거래다. 일정 기간 뒤 주가 변동에 따라 차액을 정산해야 하는 구조라 기업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국내 기업대출 증가율은 2021년 13.4%에서 지난해 2.2%로 둔화된 반면 PRS, 상거래 기반 유동화 등 비차입금 부채를 통해 기업이 조달한 자금(잔액 기준)은 같은 기간 7조 3000억 원에서 27조 5000억 원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PRS를 활용해 조달한 금액은 2022년 1000억 원에서 지난해 13조 8000억 원으로 138배나 뛰었다. 또 PRS는 석유화학 등 취약업종 기업, 비우량 기업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 관계자는 “PRS 등 비차입금 부채를 통한 기업의 자금 수혈은 조달 통로를 다양화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해당 기업의 신용위험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계상 부채로 잡히지 않지만 언제든지 기업의 재무 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동훈 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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