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국 참가 국제e모빌리티엑스포
자율 드론·선박·농기계 비전 쏟아져
미니카 경주로 자율주행 인재 양성
‘평양 전기차 엑스포’ 추진위 첫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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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크기로 축소한 도심항공교통(UAM) 모형의 프로펠러 하나가 멈추자 나머지 5개의 프로펠러가 회전 속도를 조절하며 좌우 균형을 다시 잡았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이 UAM은 양날개에 각각 3개씩 총 6개의 프로펠러를 달고 비행하는데 이 중 하나가 고장나서 좌우 균형이 깨질 경우에도 알맞게 제어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탑재했다. AI가 단순 비행과 방향 전환을 넘어 실시간으로 고장 제어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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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부스에서는 한국쓰리축이 자율주행 기술을 농기계에 응용한 무인동력 제초기를 선보였다. 자율주행차처럼 라이다 센서를 통해 정확하게 작동할 수 있고 특히 온열 질환 우려가 큰 여름철에 안전한 제초 작업을 지원한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24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신화월드호텔에서 열린 ‘제13회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에서는 차량을 넘어 다양한 교통 수단과 분야로 자율주행 기술이 확산되는 현장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각국 전기차협의회와 르노 닛산, BYD 등 30여 개국 80여 개 협회·단체, 국제기구 및 글로벌 기업이 회원사로 둔 국제 기구 세계e모빌리티협의회 주최로 50개국 관계자가 모인 이번 행사는 UAM 고장 제어 기술과 무인동력 제초기처럼 단순 전시를 넘어 기업간거래(B2B) 성과 창출을 초점에 두고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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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실내·외 부스에서는 자율주행 관련 관제와 전기차 배터리, 국내 최초 양문형 전기 버스 등 다양한 e모빌리티 기술이 전시됐다. 대학생들이 실제 차량의 10분의 1 크기로 만든 자율주행 미니카로 벌이는 경진대회도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다. 실제 차선처럼 노란색과 하얀색으로 그려진 트랙 주변 곳곳에 삼삼오오 모인 대학생 50여명이 저마다 미니카의 자율주행 성능을 점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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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포럼에서는 미래 기술 비전과 정책 제언도 앞다퉈 제시됐다. 대표적으로 행사 3일차인 26일 열린 한국모빌리티학회 주관 ‘피지컬 AI의 진화: 자율주행차, 자율운항선박과 로봇’ 포럼에서는 박한선 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이 자율주행차와 연계해 통합 모빌리티(MaaS) 산업을 이룰 자율운항선박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자율운항선박은 해운과 조선 산업을 넘어 자율주행차, UAM, 스마트 물류망과 연계되며 해양 중심의 MaaS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며 “유엔(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안전과 환경 규제를 담은 자율운항선박 코드를 내년 채택하고 2032년부터 강제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 기간 동안 기술 검증, 제도 정비, 안전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자율운항선박 코드는 단순한 해사 안전 규범을 넘어 해운·조선·디지털 기술을 통합하는 글로벌 표준 플랫폼으로서 글로벌 표준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이며 향후 경쟁은 기술이 아니라 국제표준과 제도를 누가 선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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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카카오모빌리티 미래플랫폼경제연구소장은 25일 열린 법무법인 세종 주최 ‘모빌리티 산업 자율주행·AI 신규 트렌드와 규제 방향’ 포럼에서 “자율주행 상용 단계에서는 위치정보 같은 비영상 센서 데이터의 기준를 정비하는 일이 후속 과제로 남아있다”며 관련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자율주행 AI 학습에 필요한 영상 데이터는 행인의 얼굴을 모자이크로 가리는 식의 가명 처리 없이도 바로 활용할 수 있게 규제가 완화했다. 나아가 위치 정보처럼 자율주행차가 센서로 받아들이는 다른 데이터들로 규제 완화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게 김 소장의 설명이다.
유병용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부사장 역시 해외 사례를 들며 규제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도시 전체를 무대로 자율주행이 이미 일상이 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웨이모가 호출 건수 기준으로 리프트를 이기고 우버를 이어 2위 업체가 됐다”며 “중국 역시 빠른 실증 지원을 통해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차선을 어중간하게 걸친 차가 보이면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경적을 울리는 수준이 됐다.
국제 전기차 엑스포를 북한 평양에서 열어 남북 간 자동차, 배터리, 에너지 등 산업 전반의 협력 물꼬를 트자는 파격적 제안도 나왔다. 주최 측인 세계e모빌리티협의회는 ‘2027년 평양 국제 전기차 엑스포(PIEVE) 추진을 위한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다음달 PIEVE 추진위원회 사무국을 개설해 계획 추진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황우현 서울과학기술대 특임교수는 “북한은 태양광 패널을 2016년 2880개에서 올해 1만 1000개로 10년 간 4배, 설비 용량으로는 5.3배 확충했고 폐배터리 재생 기술도 확보했다”며 “더불어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16.4% 감축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자체 브랜드 ‘마두산’을 통해 중국산 부품을 수입해 전기차를 조립하고 택시와 대중교통의 전력화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역시 산업화에 맞춰 탄소 감축 수요가 큰 만큼 전기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글로벌 협력 접점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북한개발국제협력센터장도 “북한은 현재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협력이 이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역시 한반도 평화 공존과 서울·베이징을 잇는 대륙 철도 건설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며 “전기차 엑스포가 남북 관계를 반전시키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25일 개막식에서는 김대환 세계e모빌리티협의회장과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김영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ITF 사무총장, 김창범 국제e모빌리티엑스포 조직위원회 공동조직위원장(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문대림·위성곤 의원은 물론 천후이쥔 중국 선전 자동차전자산업협회 비서장 등 해외 주요 관계자도 참석했다.
김 사무총장은 탄소중립과 AI를 통한 디지털 전환, 또 이를 위한 글로벌 논의의 가교로서 제주 엑스포의 중요성을 주제로 개막식 기조연설을 맡았다. 에드먼드 아라가 아시아 전기차협회(AFEVA) 회장은 아세안 10개국의 전동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한국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제안했다.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의 산업 협력을 주도하는 쉬밍밍 지역산업협력센터(RCEP RICC) 회장은 지역 간 공급망 통합과 도시 단위의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해법을 제시했다.
제주는 이번 엑스포를 통해 ‘2035 탄소중립 섬’ 비전을 선포했다. 신재생 에너지와 모든 모빌리티가 AI로 연결되는 지능형 플랫폼을 선보이며 제주를 전 세계가 벤치마킹하는 모델하우스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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