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혁 세무사]
장애인고용부담금 제도와 세법상 쟁점
최근 세무 실무에서는 법령의 해석과 적용이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다는 점을 체감하게 된다. 동일한 제도를 두고도 해석의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 과정에서 납세자와 과세관청 사이의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대법원이 장애인고용부담금의 손금 인정 여부에 대해 중요한 판단을 내렸다.
장애인고용부담금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부과되는 부담금이다. 구체적으로는 월평균 10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가 법정 의무고용률(현재 3.1%)에 미달하는 장애인을 고용했을 때, 미달 인원 1명당 일정 금액을 부담금으로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실무에서는 이 부담금이 법인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져 왔다. 법인세법은 일반적으로 법령 위반에 따른 제재적 공과금은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의 판단 : 제재가 아닌 정책적 부담
문제가 된 사건에서도 한 금융회사는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납부하면서 처음에는 이를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법인세 신고를 하였다. 이후 이 부담금의 성격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었고, 납세자는 경정청구를 통해 법인세 환급을 요구하였다. 이 사건은 결국 대법원의 판단에 이르게 되었다(대법원 2024두30809).
대법원은 장애인고용부담금을 제재적 공과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법원은 먼저 제재처분이란 법령상 의무 위반에 대해 벌을 주거나 권리를 제한하는 처분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위반 행위의 경위나 고의·과실 등을 고려해 판단된다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장애인고용부담금은 이러한 성격과는 차이가 있다고 보았다. 부담금은 사업주의 고의나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기준에 따라 부과된다. 또한 일정 규모 미만 사업장은 아예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정책적 기준에 따라 부과 체계가 설계되어 있다. 결국 법원은 이 부담금이 위법 행위에 대한 제재라기보다는 장애인 고용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 부담의 성격을 가진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장애인고용부담금이 법인세 계산상 손금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장애인고용부담금의 법적 성격을 보다 명확히 정리한 판결로 평가할 수 있다.
판결 이후 실무적 영향
이번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과거 신고분에 대한 실무적 영향도 발생한다. 그동안 장애인고용부담금을 제재적 공과금으로 보아 손금에 산입하지 않았던 법인의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경정청구를 통해 법인세 환급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만 법인세 경정청구는 법정신고기한으로부터 5년 이내에만 가능하므로, 최근 사업연도 신고분을 중심으로 환급 가능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입법 대응과 정책적 고려
다만 판결 이후 관련 법령에도 변화가 있었다. 법인세법 규정이 개정되면서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부과되는 공과금까지 손금 불산입 대상에 포함하도록 문구가 조정되었다. 이러한 입법에는 정책적 배경도 존재한다. 장애인고용부담금은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인데, 만약 의무 불이행에 따라 부과되는 부담금까지 비용으로 인정된다면 제도의 실질적인 유인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부담금을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면 사업주 입장에서 제도의 부담이 완화되어 당초 제도가 의도했던 정책 목적이 일정 부분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세법은 정책 목적과 조세 원칙이 함께 작동하는 영역이다. 제도의 취지와 실제 적용 사이에 간극이 발생할 때 그 의미를 정리하는 역할은 결국 법원의 판단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장애인고용부담금의 법적 성격을 분명히 하면서 제도의 취지와 세법 적용의 경계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재혁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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