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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7 (금)

    ‘안전자산’도 안 통했다…귀금속 급락에 증권가 “조정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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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 등 금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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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중동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금과 은 등 귀금속 가격이 일제히 급락했다. 통상 전쟁 국면에서 안전자산 선호로 상승하는 흐름과 달리, 이번에는 유가 급등과 금리 경로 변화, 달러 강세가 맞물리며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코스콤 ETFCHECK에 따르면 최근 1개월(2월 27~3월 27일) 기준 원자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대부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RISE 팔라듐선물(H)은 -24.62%, KODEX 은선물(H)은 -23.60% 하락했으며, TIGER 금은선물(H)과 KODEX 골드선물(H)은 각각 -15.93%, -14.99%를 기록했다. TIGER 골드선물(H)도 -14.76% 하락하는 등 금·은·팔라듐 등 주요 귀금속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관련 ETF 수익률도 동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하락은 매크로 환경 변화가 직접적인 트리거로 작용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했다. 금리 경로가 상향 조정되자 달러가 강세로 전환됐다. 달러 강세로 귀금속 가격 부담이 커진 데다 금리 상승으로 현금 자산 선호가 강화되며 매도 압력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 자체보다 금리 경로 상향에 따른 채권금리(명목금리) 상승폭이 더 크게 반영되면서 실질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실질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무이자 자산인 금의 투자 매력이 약화되며 가격이 조정을 받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시장 내부 요인도 낙폭을 키웠다. 올해 초 귀금속 가격 급등 과정에서 레버리지 포지션이 누적된 상태였고, 기술적 지표 역시 과매수 구간을 크게 웃돌았다. 실제 금 시장의 복합 기술지표는 과매수 임계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까지 올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이라는 외부 충격이 더해지자 과열이 한 번에 해소되며 가격 조정이 가팔라졌다는 평가다.

    수급 측면에서도 개인 투자자 중심의 자금 이탈이 확인됐다. 금 ETF와 선물 시장으로 유입됐던 자금이 가격 하락을 계기로 빠르게 빠져나오면서 매도 압력이 확대됐다. 일부 구간에서는 증거금 요건 강화에 따른 마진콜까지 발생하며 강제 청산 물량이 출회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귀금속 가격 변동성 확대로 인해 1월부터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증거금 요건을 강화하자 마진콜에 의한 강제 청산도 동반됐다"며 "가격 하락과 추가 마진콜이 서로를 강화하는 자기 강화 루프가 형성되며 금 가격의 추가 하락을 야기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이번 하락을 추세 훼손이 아닌 조정 국면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인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 가속화라는 구조적 상승 동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미국이 러시아의 달러 자산을 동결하면서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달러 준비자산의 정치적 리스크를 본격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그 결과 2022~2025년 중앙은행 금 순배입은 분기 평균 275톤으로 과거 평균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미국이 직접 전쟁을 개시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더 높다"며 "서방 동맹국 입장에서도 그린란드 이슈 등 지정학적 갈등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며 달러 의존도 축소의 필요성이 한층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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