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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7 (금)

    “230원 ‘쓰봉’ 1장씩 카드결제” 점주도 골머리…불안이 만든 ‘가짜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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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풀어주리]

    “없어서 못 사”vs“쌓여 있다” 엇갈린 현장 분위기

    정부 “재고 충분”…사재기가 만든 ‘대란’

    진짜 문제는 ‘나프타’…전쟁 길어지면 현실화

    한국만의 문제 아니다…대만은 벌써 2배 폭등

    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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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전쟁 여파로 ‘쓰봉 대란’ 우려가 확산되며 사재기 움직임까지 나타났지만, 실제 현장은 지역과 매장마다 “일부는 품절, 일부는 여유” 온도차가 뚜렷한 상황이다. 이에 불안 심리가 만든 ‘체감 위기’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없어서 못 산다” vs “쌓여 있다”…엇갈린 현장 분위기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종량제 봉투 품귀’ 소문이 확산되면서 편의점과 마트 등에서는 실제로 품절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현장을 직접 살펴보면 지역별·업장별로 상황이 크게 엇갈린다.

    직접 매장들을 들러 확인해 본 결과, 금천구 일부 매장에서는 종량제 봉투가 빠르게 동나며 구매 제한까지 등장했지만, 같은 지역 내에서도 다른 매장에서는 물량이 충분히 남아 있는 경우가 확인됐다.

    한 중대형 마트 점주는 “평소와 크게 다른지 모르겠다. 재고도 넉넉한 편”이라면서도 “언제 동 날지 몰라 1인당 1장씩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 봉투만 사려고 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230원, 490원 100원 단위로 카드 결제를 하고 가서 수수료가 더 나올 것 같다”며 점주 입장에서 걱정을 토로했다.

    재고 입고 일정에 대한 질문에는 “공급처에서 말하길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발주를 넣어도 당장 공급할 수 없다는 얘기는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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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소형 슈퍼마켓은 아예 문 앞에 ‘쓰레기 봉투’ 품절 안내를 붙여뒀다. 점주는 “진작에 다 나갔다”며 “원래도 넉넉하게 발주를 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틀 만에 갑자기 다 사갔다”고 말했다. 이렇게 수요가 특정 시점에 몰리면서 매장별로 ‘품절과 여유’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 “재고 충분”…사재기가 만든 ‘대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공급 부족’이 아닌 ‘과도한 사재기’ 문제로 보고 있다.

    서울 구로구는 이날 “재고는 충분하고 가격 인상 계획도 없다”며 “필요한 만큼만 구매해달라”고 안내했고, 충남 천안시 역시 “약 5개월치 물량이 확보돼 있다”고 밝혔다. 인천 동구와 경기 양주시 등 일부 지역은 아예 ‘1인당 5~10매’로 구매 제한을 두기도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평균 종량제 봉투 재고는 약 3개월치, 전체 228개 지자체 중 절반 이상(54%)은 6개월 이상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재활용 원료(PE)만으로도 약 18억3000만 매를 생산할 수 있어, 지난해 판매량(17억8000만 매)을 기준으로 보면 1년 이상 생산 가능한 수준이다.

    결국 공급 자체는 유지되고 있지만, 불안 심리가 수요를 급증시키면서 ‘일시적 품귀’가 발생한 전형적인 사재기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나아가 정부는 종량제 봉투를 ‘핵심 관리 품목’으로 지정하고 지자체와 합동 상황반을 구성해 수급 상황을 상시 점검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진짜 문제는 ‘나프타’…전쟁 길어지면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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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이번 사태가 단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종량제 봉투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가 중동 의존도가 높은 만큼, 전쟁 장기화 시 실제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나프타의 절반가량은 수입에 의존하며 그중 상당량이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중동에서 들어온다. 이미 일부 석유화학 업체에서는 원료 수급 문제로 공장 가동이 멈추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나프타 수출 제한, 매점매석 금지, 생산·도입 물량 보고 의무화 등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재활용 원료를 활용한 생산 확대를 지시하며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만의 문제 아니다…대만도 ‘비닐 대란’ 조짐
    이 같은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26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동 정세 악화로 석유화학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비닐봉지 가격이 20~30% 상승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이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특히 가오슝에서는 160대만달러(약 7500원)였던 비닐봉지 묶음이 300대만달러(약 1만 4100원)까지 오른 사례도 확인됐다.

    현지에서도 사재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대만 정부는 시장 교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궁밍신 경제부장은 “최근 비닐봉지 품귀 현상과 관련해 중개상의 출하 지연과 가격 조작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기업들은 수출을 중단하고 내수 공급을 우선하는 조치까지 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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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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