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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7 (금)

    ‘복무 중 부상’ 前 북파공작원, 국방부 ‘상이연금’ 불허에 “헌법소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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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승찬 “국방부 혼란 야기…헌신한 군인에 충분한 예우 필요”

    복무기간 두고 논란…인권위 “軍 ‘일반하사 결정’ 재고해야”

    국방부, 국가유공자 인정했지만 상이연금은 不…‘입장 상이’

    쿠키뉴스

    1992년 경기도 일대서 정보사령부 육상특수요원(HID) 복무 당시 김동일(당시 김일동·개명 전)씨의 모습.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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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북파공작원 복무 중 부상을 입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으나, 공무상 재해를 입은 자가 신청할 수 있는 ‘상이(傷痍)연금’ 신청을 거절당한 특수임무수행자가 헌법소원 청구에 나섰다. 법원에 ‘상이연금 신청 거부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상고심에서 최종 기각됐기 때문이다.

    26일 쿠키뉴스 취재에 따르면, 1990년대 초 정보사령부 육상특수요원(HID)으로 활동했던 김동일(당시 김일동·개명 전) 씨는 1990년 6월 특수부대에 지원해 신원조회·신체검사·면접 등을 거쳐 같은 해 7월30일 ‘하후생’(당시 명칭 하사관 후보생)으로 정보사령부에 입대했다. 같은 해 9월22일 교육을 마치고 하사로 임관한 김씨는 해당 부대에서 특수임무 수행을 위한 육·해·공 훈련, 폭파, 암살, 납치, 적성 화기 사용 등의 훈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기제대를 약 세 달 앞둔 시점인 1992년 10월26일, 악천후 속 낙하산 강하훈련 중 추락했다. 제12흉추 압박 골절로 약 두 달간 전신 마비 상태에 놓였으나, 공작 보안상 병원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1993년 1월21일 전역한 그는 같은 해 3월 서울대병원에서 두 차례 척추 수술을 받았다. 김씨는 이듬해 공상(公傷)을이 인정돼 국가유공자(6급2항)로 등록됐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김씨는 전역 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2022년, 국방부가 한시적으로 상이연금 신청을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신청했으나, 국방부는 김씨를 ‘본인의 지원에 의하지 않고 임용된 하사’인 일반하사와 동일하게 판단해 상이연금 신청을 불허했다.

    국방부가 김씨를 ‘일반하사’로 판단한 근거는 복무기간이 30개월이라는 점이었다. 일반하사제는 부사관 부족 시기에 병사 일부를 선발해 일정 기간 교육을 실시한 뒤 분대장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시행된 제도다. 국방부에 따르면 해당 제도는 1962년 1월25일 군인사법 제정과 함께 도입됐으며, 1993년 7월1일부로 폐지됐다.

    이에 대해 김씨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현재 폐지된 특수전문요원(석사장교)과 방위병(6방·이병 전역)은 모두 6개월 복무 후 제대 또는 소집해제됐지만, 복무기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며 “마찬가지로 30개월을 복무했다는 이유만으로 일반하사와 특수임무부사관(HID)을 동일하게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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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일씨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문을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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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원회도 김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단순히 복무기간만을 기준으로 특수임무수행자를 일반하사로 분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이다. 인권위는 2022년 6월 ‘특수임무수행 부사관에 대한 부당한 차별’ 진정 사건과 관련해 “입대 시부터 부사관으로 임용된 사실이 확인되는 특수임무수행자가 병의 의무복무기간과 동일한 기간을 복무했다는 이유만으로 ‘지원에 의하지 아니하고 임용된 하사’로 분류되지 않도록 관련 업무를 개선하라”고 국방부에 권고했다.

    또한 인권위는 김씨가 입대와 동시에 하사관 교육을 거쳐 하사로 임관됐다는 점, 일반하사(보병 분대장)와는 수행 임무가 현저히 다를 것으로 보이는 점, 그리고 군번 부여 체계 역시 일반하사·단기하사와 상이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인권위는 “특수임무수행자를 일반하사로 보는 이러한 관행은 과거 북파공작원 양성을 위해 첩보부대를 운영하면서도 그 존재를 부정하고 희생을 은폐·축소했던 관행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한 증명 책임의 불이익은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는 같은 해 9월30일 해당 권고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쿠키뉴스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를 확인하기 위해 국방부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이날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인권위는 권고 불수용과 관계없이 결정문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결정은 유효하다”며 “통상 동일 사안에 대해 재차 권고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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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일씨의 국가유공자 요건 해당 사실 확인서.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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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법원은 지난달 김씨가 제기한 ‘상이연금 신청 거부 처분 취소’ 청구를 최종 기각했다.

    법원은 “원고들과 같은 북파공작 특수임무수행자는 현역 입영 대상자 중 적격자를 선발해 병의 의무복무기간 동안 군인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의무복무의 성격을 가진다”며 “이들에게 부여된 하사 지위는 특수임무 수행이라는 군 운영의 특수성을 고려해 부여된 것으로 보인다. 최소 4년 이상 복무하는 장기·단기 복무 하사관과 동일하게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특수임무수행자들은 군번과 계급조차 명확히 알지 못한 채, 휴가·면회·외박·외출도 허용되지 않는 환경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아왔다”며 “일반부대 병사를 차출해 단기간 교육 후 분대장으로 활용했던 일반하사와 동일하게 보는 것은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른다’는 국가의 원칙과도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병적기록에 일반하사, 하사, 하사관, 공작하사관, 특수하사관, 관리하사관 등으로 혼용 기재된 것은 국방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김씨 측 변호인단은 대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극한의 훈련 중 전신마비에 이를 정도로 헌신한 하사에게, 복무기간이 병사와 같다는 이유만으로 상이연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방부는 이러한 혼란에 대한 책임을 직시하고, 국가를 위해 희생한 특수임무수행자들이 정당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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