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곱의 색과 모양 변화는 결막염·안구건조증·안검염 등 눈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세심한 관찰과 필요 시 진료가 중요하다. ⓒ베이비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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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피로를 씻어내고 맞이하는 아침, 눈을 뜨려는 순간 무겁게 달라붙은 눈꺼풀 때문에 당혹스러웠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습니다. 손가락 끝에 걸리는 딱딱한 이물감, 혹은 끈적하게 시야를 가로막는 것은 바로 '눈곱’입니다. 본래 눈곱은 눈에서 분비되는 점액질과 탈락한 각질, 외부의 먼지가 섞여 만들어지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지만, 그 형태와 색깔이 평소와 다르다면 이상 신호로 판단해야 합니다.
건강한 상태에서의 눈곱은 대개 자고 일어났을 때 눈구석에 작게 맺히는 정도이며, 색이 투명하거나 연한 노란색을 띠고 마른 형태를 보입니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눈곱의 양이 갑자기 늘어나거나, 색깔이 변하고, 제형이 끈적해진다면 이는 질환과 연관된 것일 수 있습니다.
가장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신호는 고름처럼 진한 노란색을 띠는 눈곱입니다. 만약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 주변이 끈적한 노란 눈곱으로 뒤덮여 있다면, 이는 세균성 감염에 의한 급성 결막염이나 소위 '아폴로 눈병’이라 불리는 급성 출혈성 결막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세균이 침입하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백혈구를 파견하며, 이 과정에서 싸우고 죽은 백혈구와 세균의 잔해들이 뭉쳐져 노란 고름 형태의 눈곱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특히 급성 출혈성 결막염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고 눈의 통증과 이물감을 동반하므로,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위생 관리에 철저히 해야 하며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노란 눈곱만큼이나 당혹스러운 상황은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 정도로 끈적한 눈곱이 눈꺼풀을 붙여버리는 경우입니다. 우윳빛을 띠면서도 마치 풀을 바른 것처럼 점성이 강한 눈곱이 눈 전체에 두껍게 낀다면, 이는 유행성 각결막염의 전형적인 증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유행성 각결막염은 눈곱뿐만 아니라 눈의 충혈, 부종, 심한 통증을 동반하며 심할 경우 각막 혼탁으로 이어져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끈적한 눈곱을 억지로 떼어내기 위해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거칠게 닦아내는 행위는 각막에 상처를 입힐 수 있으므로, 미온수나 식염수를 적신 면봉을 이용해 부드럽게 녹여내듯 제거하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유행성 각결막염 역시 증상이 나타난 즉시 병원에 가서 전문적인 처치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눈곱이 끈적이지 않고 하얀 실처럼 가늘게 나타나거나, 건조한 가루처럼 부스러져 내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현대인의 고질병인 안구건조증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층의 구성 성분이 불균형해지면 눈이 쉽게 건조해지고 마찰이 심해지는데, 이때 눈을 보호하기 위한 점액질 성분이 뭉치면서 실 같은 눈곱이 형성됩니다. 이는 염증보다는 눈의 수분 부족과 피로도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인공눈물을 적절히 사용하고 주변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실눈곱이 지속된다는 것은 눈의 보호막이 무너졌다는 뜻이기에, 만성적인 안구 불편감으로 이어지기 전에 눈의 유수분 밸런스를 되찾아주는 근본적인 처방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눈꼬리 쪽에 마치 비누 거품처럼 하얗게 일어나는 눈곱이 관찰된다면, 이는 결막이 아닌 '눈꺼풀염(안검염)’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눈꺼풀에는 눈물의 기름층을 형성해 눈물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주는 '마이봄샘’이라는 기관이 있는데, 이곳이 노폐물이나 세균에 의해 막히면 기름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염증을 일으킵니다. 이때 배출되지 못한 기름이 공기와 접촉하고 세균과 반응하며 거품 같은 형태의 눈곱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눈꺼풀염 역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이와 함께 마이봄샘의 노폐물을 녹여내기 위한 온찜질 등 주기적인 청결 관리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결국 눈곱은 단순한 배설물이 아니라, 우리 눈의 점막과 눈물샘, 그리고 눈꺼풀의 건강 상태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거울입니다. 따라서 눈곱의 변화를 세심히 관찰하는 노력이 소중한 눈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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