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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난민에게 '죽음의 장벽' 된 美-멕시코 국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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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속 사망·익사…'개인적 비극' 치부되면서 무관심 속 방치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미국과 멕시코 국경이 불법 난민에게 죽음의 국경이 되고 있다고 국제이주기구(IOM)가 실종난민프로젝트(MMP) 데이터를 인용해 5일(현지시간) 밝혔다.

MMP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가려다가 국경지대에서 숨진 사망자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난 232명에 이른다.

MMP의 줄리아 블랙은 "7월에만 한 달 동안 희생자로는 가장 많은 50명의 시신이 국경지대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

숨진 난민들은 리오그란데 강 주변과 텍사스주 국경지대에서 주로 발견됐다. 샌 안토니오 주차장의 트럭에서 질식사한 난민 10명도 집계에 포함됐다.

멕시코와 접한 애리조나 피마 카운티는 불법 난민들에게는 악명높은 죽음의 지대가 됐다.

이곳은 5월부터 9월까지 평균 기온이 섭씨 38도 이상을 보이는데 난민들은 폭염 속에서 국경을 건너다 탈진해 숨지는 경우가 많다.

미국 국경수비대는 올해 상반기 14만여 명의 불법 난민을 적발했다. 작년 상반기에 비하면 절반 정도다.

국경 통제가 강화되면서 불법으로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으려는 난민은 줄었지만, 감시를 피해 난민들이 위험한 길을 택하면서 사망자가 늘고 있다는 게 MMP의 분석이다.

2014년 이후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숨진 난민은 1천250명에 이른다.

가장 최근에는 이달 2일 멕시코 타마울리파스 인근 리오그란데 강에서 5세 난민 어린이가 익사하는 사고가 있었다. 현지언론들은 이 어린이의 아버지도 강을 건너다 실종됐다고 전했다.

올해 7월까지 리오그란데 강에서 익사한 난민은 5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 늘었다.

MMP는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다 숨지는 사고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지 못한 개인적 비극으로 치부되면서 계속 국경을 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AFP=연합뉴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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