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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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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뼈 안쪽까지 보는 내시경 통해 척추관 넓혀 통증 원인 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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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PSLD 내시경 개발

뼈 사이사이 들어가 치료

정상 조직 손상은 최소화

진일보한 척추관협착증 치료

중앙일보

임강택 굿닥터튼튼병원장이 내시경을 이용한 척추관협착증 치료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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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절 질환자에게 수술은 부담이다. 수술로 당장 낫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재발·악화해 치료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 그렇다고 약물치료만으로는 통증을 조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 굿닥터튼튼병원은 내시경을 이용해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한다. 척추관을 좁아지게 만드는 요소를 레이저로 제거하는 ‘허리협착신경감압술(PSLD)’이다.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병변만 제거하는 최소한의 치료로 환자의 신체적 부담을 줄였다. 이런 원칙은 환자의 삶의 질까지 높여 준다.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근골격계 질환이다. 척추뼈 안쪽에서 척추의 신경 다발이 지나는 통로가 좁아져 신경을 눌러 통증이 생긴다. 허리통증도 있지만 다리가 저린 증상이 더 심하다. 괜찮아져서 몇 걸음을 떼면 다리가 저려 걸을 수 없다. 심해지면 10~20m도 안 되는 짧은 거리조차 중간중간 쉬었다 간다. 결국 활동성이 뚝 떨어진 다음에야 뒤늦게 병원을 찾는다.

치료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척추뼈나 디스크·신경·혈관과 정상적인 신체 조직의 손상 없이 통증을 제거하는 것이 관건이다. 초기에는 약물·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관리한다. 진통제로 염증을 없애 통증을 완화하면서 물리치료로 약해진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식이다.

시술 2~3시간 후 혼자 걸을 수 있어
그래도 통증이 심하면 내시경 치료인 PSLD를 고려한다. 초소형 내시경을 이용해 단단하게 굳은 황색인대나 디스크를 제거해 좁아진 척추관 자체를 넓혀 준다.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치료법이기도 하다. 현미경을 사용해 시술 부위를 확대한 영상을 보면서 치료하는 것보다 한 단계 진화한 치료법이다.

척추관협착증 내시경 치료인 PSLD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로 시술에 필요한 피부 절개 범위 자체가 작다. PSLD의 피부 절개 범위는 내시경이 들어가는 데 필요한 크기인 0.7㎝에 불과하다. 반면에 기존 치료법인 수술은 5~10㎝, 현미경을 이용한 치료도 2.5㎝를 절개해야 한다. 시술 과정에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척추뼈 주변 근육이나 디스크·혈관 등을 과도하게 건드리면 정상적인 조직이 손상될 수 있다. 내시경으로 치료하면 절개 범위가 작아 몸에 남는 흉터가 거의 없는 데다 회복 속도도 빠르다. 굿닥터튼튼병원 임강택 원장은 “환자는 시술 후 2~3시간 정도 지나면 스스로 걸을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로 치료 정확도가 높다. 내시경을 통해 이상 부위에 최대한 가깝게 접근하기 때문이다. 현미경 치료는 병변을 확대해 보는 데 그치지만 PSLD는 근접 촬영하는 방식이라 선명도가 다르다. 임 원장은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도 잡아내지 못하던 부위를 확인해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셋째로 안전성도 뛰어나다. PSLD에 사용하는 레이저의 파장은 0.4㎝로 일반 레이저(1㎝)보다 짧다. 레이저가 병변에 닿았을 때 깊게 침투하지 않아 정상조직 손상 위험이 작다. 최소 침습적 치료로서 합병증이나 재발률을 줄일 수 있는 이유다.

13개국 300여 명에게 의료기술 전수
굿닥터튼튼병원에서 사용하는 PSLD는 좀 더 특별하다. 임 원장이 그동안의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허리디스크 시술에 활용했던 내시경을 척추관협착증 치료용으로 개량한 것이다. 임 원장은 “기존 내시경은 크기가 척추뼈 사이 간격보다 커서 척추뼈 안쪽으로 넣기 어려웠다”며 “그래서 크기를 줄인 내시경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선 임 원장은 적합한 내시경 크기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척추뼈 크기를 일일이 측정해 1㎝가 채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기존 1.1~1.3㎝ 정도였던 내시경 크기를 이보다 작은 0.8㎝로 줄였다.

국내외 의학계에서도 PSLD의 치료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일본·중국·인도·말레이시아·우즈베키스탄·이집트 등에서 의료진이 찾아와 임 원장에게 의료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지금까지 굿닥터튼튼병원에서 연수를 받은 의료진은 13개국 300여 명에 달한다. 임 원장은 ‘퇴행성 요추질환의 PSLD 적용’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올해 세계미세침습척추학회에서 ‘최고의 논문상’을 수상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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