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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푸틴 “미국 외교관 155명 더 내쫓을 수도…” 계속되는 미·러 외교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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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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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내 미국 외교관을 추가 추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벌이고 있는 ‘외교전쟁’에서 추가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은 푸틴이 5일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린 신흥 경제 5개국 브릭스(BRICS) 정상회의 폐막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나라 안에 있는 미국 외교관들을 더 줄일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이날 “엄밀히 말해 우리는 미국 외교관 155명을 더 줄일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푸틴의 논리는 이렇다. 푸틴은 지난 7월말 상대국 주재 외교관 수를 똑같이 하겠다면서 러시아 주재 미국 외교관 1300명 중 755명을 추방하고 455명만 남기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미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455명 중 155명은 미국이 아니라 유엔에서 근무한다. 그렇다면 미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은 엄격히 따져 455명이 아니라 300명이며, 이에 따라 러시아 주재 미국 외교관 역시 300명에 맞춰 155명을 더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푸틴은 “우리는 미국 외교관 수를 결정할 권리가 있지만, 지금 당장 그것을 행사하지는 않겠다”면서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의 이번 발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가 성명을 내고 미국내 러시아 공관 3곳을 폐쇄하겠다고 한 것에 대한 재보복으로 해석된다. 타스통신은 푸틴의 지시를 받은 러시아 외교부가 공관 폐쇄 관련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푸틴은 이날 “(러시아 공관 폐쇄는) 전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면서 “미국은 명백하게 러시아 자산에 대한 권리를 침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교장관에게 법적인 행동을 취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 때문”이라면서 “칭찬이 자자한 미국의 사법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외교관 추방과 공관 폐쇄 등 미국과 러시아 사이 외교갈등은 지난해 12월 버락 오바마 정부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을 이유로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공관 2곳을 폐쇄하면서 시작됐다. 러시아는 한동안 별다른 대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취임 이후로도 관계개선이 이뤄지지 않은데다 의회가 러시아 추가 제재법안까지 통과시키자 외교관 대거 추방을 발표하며 7개월여만에 보복에 나섰다. 그리고 푸틴이 미국 외교관 추방 시한으로 정한 9월1일 바로 전날 미국은 러시아 공관 3곳 폐쇄를 발표하면서 재보복 조치를 취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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