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미국판 '국정원 댓글' 사건? 러시아 '페이스북 광고'로 美대선 개입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페이스북 "美대선기간 러시아 광고 3천건 발견…인종·총기·동성애 등 논쟁거리"]

머니투데이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의 페이스북 본사 앞 조형물. /사진=페이스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판 '국정원 댓글 사건'이 벌어졌다. 러시아가 페이스북 광고로 미국 대통령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다. 민감한 정치 문제를 제기해 특정 후보에 유리한 방향으로 온라인 여론을 조작한 방식이다.

페이스북은 6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가 운영한 가짜 계정이나 페이지 470여 개를 발견했다”며 “이들이 2015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3000여 건의 정치성향을 띤 광고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광고비는 10만 달러(약 1억1300만 원)에 달했으며, 인종·총기·동성애·이민 등 논쟁거리가 될 만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페이스북이 발견한 계정들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본사를 둔 악명 높은 온라인 여론 조작 조직 '트롤 팜'(Troll Farm) 소속으로 나타났다. 주로 러시아정부 입장을 홍보해온 곳이다.

페이스북 최고보안책임자(CSO) 알렉스 스타모스는 “러시아 측 광고가 특정 대선후보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민감한 정치 문제를 거론하면서 사회 갈등을 증폭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이번 조사 결과를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수사를 맡은 연방수사국에 보고했다. 로버트 뮬러 러시아 대선개입수사 담당 특별검사는 러시아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계 여부를 수사 중이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의장인 애담 쉬프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 광고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방식의 하나"라며 "그 광고들의 최종 목적과 (트럼프 대통령의) 협력 여부 등 의문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이번에 발견된 가짜 계정과 페이지를 모두 삭제했으며 추가로 발견된 러시아 연계 광고 2200여 건도 조사 중이다. 대부분 러시아에서 진행된 광고로 일부는 미국 내 위치했지만 사용언어는 러시아어였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당시 한국 정부가 정치 목적 달성을 위해 국가정보원과 사이버사령부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온라인 여론 조작을 시도한 사건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발견은 러시아 자금이 미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거 가운데 하나"라면서 "광고가 수백만 명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