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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10월 추천 여행지 ②] 예술옷 입은 오래된 동네…강릉 명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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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문화로 다시 태어난 도시의 가을'. 한국관광공사는 추석 연휴에 특색 있는 여행지를 돌아보며 보낼 수 있도록 '도시 재생'이라는 주제 아래 10월 추천 여행지로 서울 문래창작예술촌과 수제화거리 등 10곳을 선정했다. 추천 여행지는 △`다시, 예술로 피어나다, 서울 문래창작예술촌과 성수동 수제화거리` △강원 강릉 `문화와 예술의 옷 입은 오래된 동네, 명주동‘ △대전 ’도시가 품은 시대(時代)를 산책하다, 대전 대흥동&소제동‘ △충남 서천 ’옛 쌀 창고의 이유 있는 변신, 문화예술창작공간’ △부산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산복도로‘ △경남 창원 ’황량했던 빈 상점가에서 활력 넘치는 예술촌으로, 창동예술촌‘ △인천 `동화 속으로 떠나는 환상여행, 송월동` △충북 충주 `젊어진다, 유쾌해진다!, 충주 성내동’ △광주광역시 `숲길, 옛 골목, 카페거리가 공존한다, 동명동` △경북 영주 '역전의 전성기를 호출하다, 후생시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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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천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놓인 솔바람다리©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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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고려 시대부터 강릉 명주동은 행정과 문화의 중심지였다. 한때 강릉시청과 강릉대도호부 관아가 나란히 자리했지만, 시청이 이전하고 다른 곳에 번화가가 생기면서 명주동의 중심 역할은 사라졌다.

편안하게 늙어가던 명주동은 강릉문화재단이 명주예술마당, 햇살박물관, 명주사랑채, 작은공연장 단 등 문화 공간을 운영하면서 강릉커피축제, 명주플리마켓, 각종 콘서트와 공연을 열어 다시 활기가 넘치고 있다. 명주동 여행은 호젓한 골목길을 따라 문화 공간, 객사 터인 강릉대도호부 관아, 등록문화재인 임당동성당 등을 둘러보면 좋다.

명주동에서 가장 먼저 찾아볼 곳은 ‘명주예술마당’이다. 화산동으로 이전한 옛 명주초등학교 건물을 문화 예술 공간으로 꾸몄다. 공연장과 각종 연습실을 통해 공연, 전시, 프로젝트 사업을 진행한다.

명주예술마당에서 나와 경강로를 건너면 안쪽 골목이 남문로다. 이 길에 자리한 ‘햇살박물관’은 2층 주택을 리모델링한 강릉 최초의 마을 박물관이다. 1층에는 명주동의 과거와 현재 사진이 있고, 2층에는 주민이 사용하던 TV와 전화기, 다리미, 타자기 등 예전 물건이 전시된다. 마을 주민의 손때와 추억이 묻은 물건이라 더 정겹다.

햇살박물관 앞 남문로는 자가용이 간신히 지날 만한 너비지만, 예전에는 서울 가는 버스가 다녔다고 한다. 골목을 휘휘 돌면 옛 성벽 터, 읍성의 흔적이 보인다. 거대한 직사각형 돌덩이가 인상적인데, 성벽은 신라 시대 양식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한다.

돌덩이를 한번 만져보고 길을 나서면 ‘명주사랑채’에 닿는다. 커피체험장과 북카페를 겸한 마을 사랑방이다. 커피의 도시 강릉에는 카페가 수없이 많지만, 이곳처럼 직접 드립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은 드물다.

명주사랑채 앞쪽에 ‘작은공연장 단’이 있다. 이곳은 1958년 세워진 강릉제일교회를 고쳐 만들었으며, 연극과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공연장 앞에 있는 ‘봉봉방앗간’은 방앗간을 카페로 개조한 공간이다. 내부는 세월의 흔적이 묻은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얼룩진 벽과 그림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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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방앗간을 고쳐 카페로 만든 봉봉방앗간©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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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지나면 강릉대도호부 관아(사적 388호)가 나온다. 이곳은 중앙 관리들이 머물던 객사 터다. 조선 영조 때인 1750년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임영지'(臨瀛誌)에 따르면, 강릉대도호부 관아의 규모는 전대청 9칸, 중대청 12칸, 동대청 13칸 등 모두 83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객사 정문인 임영관 삼문과 칠사당을 제외하고 대부분 훼손됐다.

현재 주요 건물은 복원됐는데, 예전에 비해 규모가 많이 줄었다. 칠사당(강원유형문화재 7호) 영역은 오래된 느티나무가 건물과 어우러져 고풍스럽다. 호적, 농사, 병무, 교육, 세금, 재판, 풍속 등 일곱 가지 정사를 베풀었다고 칠사당(七事堂)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또가 집무한 동헌을 지나면 강릉 임영관 삼문(국보 51호)이 나온다. 고려시대에 만든 삼문은 맞배지붕과 배흘림기둥을 설치해 조형미가 뛰어나다. 기둥을 한번 쓰다듬고 안으로 들어가 임영관을 구경하고 나오면 임당동성당이 지척이다.

뾰족한 종탑과 지붕 장식, 첨두형 아치 창문과 장식 등 고딕건축이 정교하고 세련된 강릉 임당동성당(등록문화재 457호)은 1950년대 강원도 지역 성당 건축의 전형을 보여준다. 본당 안은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나오는 무지개 빛줄기에 촉촉이 젖었다.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예수의 탄생과 부활, 노아의 방주 등이 표현되었다.

남대천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따라 안목해변까지 걸어갈 수 있다. 거리는 약 5km다. 산책로 끝은 솔바람다리다. 이곳에서 남대천이 바다와 몸을 뒤섞는 감동적인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솔바람다리 옆이 안목해변이다. 커피 한 잔 들고 벤치에 앉아 지긋이 바다를 바라보면서 강릉 여행을 마무리한다.
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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