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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아프리카 아이들 도우려 … 9년째 음악 재능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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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비전서 봉사, 첼리스트 김인경

매년 ‘소울챔버오케스트라’ 공연

수익금으로 오지에 식수 펌프 설치

“깨끗한 물 덕 아이들 건강 좋아져”

중앙일보

서울 여의도 월드비전 홍보관에서 아프리카 아이들 사진을 배경으로 선 김인경 음악감독.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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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기생충이 살갗을 뚫고 나오고, 눈이 멀거나 수인성 질병에 걸려 죽는다. (중략) 이 엄청난 일들이 겨우 물 때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고….’

8년 전 대학 출강교수였던 첼리스트 김인경(44)씨. 그는 국제구호가 한비야씨의 저서 『그건 사랑이었네』의 이 대목을 읽고 삶이 크게 바뀌었다고 했다. 생활수 부족으로 질환에 걸린 아프리카 아이들 사연을 접한 그는 저자 한씨가 속한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에 재능 기부를 제안했다.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음악 연주를 하고 싶다’는 바람에서였다.

월드비전과 협의로 김씨는 2009년부터 매년 ‘소울챔버오케스트라’ 공연을 연다. 공연 수익은 아프리카 오지 개발에 쓴다. 그의 새 직함은 ‘음악감독’이다.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 응한 김 감독은 “올해로 이번 공연은 이달 19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공연 수익금은 탄자니아 마을 개발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 주제는 ‘더 기프트’(탄자니아 드림빌리지 후원 프로젝트).

최윤영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고, 지휘자 윤승업, 트럼펫 성재창, 테너 신동원, 오르간 오자경씨가 무대에 오른다. 모두 재능 기부다. 백조의 호수(차이코프스키), 리베르탱고(피아졸라), 목련화(김동진) 등의 곡을 연주한다.

첫 공연(2009년) 땐 어려움이 많았다. 공연이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알음알음으로 연주자를 섭외했고, 당시 초등학생이던 아들의 학교 학부모들을 동원해 자리를 메웠다. 김 감독은 “간신히 마련한 티켓 수익금 3500만원으로 스와질란드 한 마을에 식수용 펌프 4개를 설치한 게 첫 공연의 성과였다”며 “공연이 입소문이 나면서 ‘단골 관객’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첫 공연 뒤 지난해까지 모금된 2억8000만원은 우간다·에티오피아·니제르·탄자니아 등의 마을 식수용 펌프 설치에 쓰였다고 그는 전했다.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소울챔버오케스트라에 참여하는 연주자도 12명(2009년)에서 지난해 80여 명으로 늘었다.

김 감독은 지난 6월엔 탄자니아 레이크에야시 지역의 한 마을에 다녀왔다. 수도 도도마에서 3시간 떨어진 이곳은 지난해 공연 수익금으로 식수대가 세워진 곳이다. 그는 “깨끗한 물 덕분에 아이들의 건강이 좋아졌고, 학교 밭엔 묘목이 심어졌으며, 주민들은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소울챔버오케스트라 공연의 특징은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좌석도 지난번에 비해 2배(2000석) 많다. 김 감독은 “하이라이트곡인 생상스 교향곡 제3번 오르간을 웅장하게 연주해낼 것”이라며 “올해 기대 수익은 작년의 두 배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연 문의는 1544-7744. 온라인 예매는 Yes24.com

조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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