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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MIT 유학파 ‘이과 수재’가 정치에 뛰어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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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온 나자피 테헤란 시장

미 유학 중 혁명 … 귀국 해 정치 입문

“시장은 글로벌 이슈서 역할 해야”

중앙일보

테헤란 시장. [홍주희 기자]


지난 8월 이란의 개혁파 정치인 모하마드 알리 나자피(65·사진)가 테헤란 시장에 선출됐을 때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이란의 변화를 상징하는 주요 사건”이라 평가했다.

지난주 ‘제3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포용적 성장을 위한 챔피언 시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나자피 시장은 20일 “테헤란 시민들은 근본적인 변화를 원했다”고 말했다. 또 “중앙정부와 시 정부 사이 긴밀한 협조가 가능해졌다”며 “투명성을 확보하고 시민들이 시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란에서도 테헤란 시장은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진다.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시장을 지내다 2005년 대권에 도전해 당선됐고, 전임 시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도 2013년 출마했으나 로하니 대통령에 패했다.

이란 최고 명문인 샤리프 공과대학을 수석 입학한 수학도였던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유학했지만, 박사과정을 미처 마치지 못하고 귀국했다. 1979년 왕조를 무너뜨린 혁명 때문이었다.

이후 온건개혁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 임기 8년간(1989∼1997년) 교육부 장관을 역임했고, 강경 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재임 중엔 정치에서 물러나 대학 강단에 섰다. 로하니 대통령 취임 후엔 경제담당수석보좌관을 지냈다.

로하니 대통령의 측근인 그는 핵협정을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을 파기하겠다고 위협하지만, 협정 대상은 미국만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뒤 많은 말을 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현실화되지 않았고, 북한을 상대로 한 위협도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위협에 대한)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만약 미국이 협정을 파기한다면, 우리도 우리의 이해에 따른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한 기간 중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투자 논의도 했다며, 건설·에너지·환경 분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자피 시장은 또 “사람들의 삶의 질이 중요한 이슈로 다뤄지는 오늘날, 시장이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테헤란과 서울이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과 테헤란은 1977년 두 도시의 거리를 각각 ‘테헤란로’와 ‘서울로’로 명명하면서 자매결연을 맺었다. 지난 18일엔 박원순 시장과 나자피 시장이 ‘서울-테헤란 우호도시협정’에 서명했다.

글·사진=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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